(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루'는 고승민의 성장으로 가장 큰 강점이 됐다. 고승민이 2024 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국가대표' 배출도 노려볼 만하다.
고승민은 2024 시즌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14홈런 87타점 5도루 OPS 0.834로 맹활약을 펼쳤다. 규정타석을 채우고 커리어 첫 3할 타자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고승민의 2024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4월 2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8경기 30타수 5안타, 타율 0.167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고승민은 3주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를 마친 뒤 슬럼프에서 빠져나왔다. 지난해 4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는 주전 2루수로 고정됐고, 타격감도 빠르게 올라왔다.
고승민은 5월 24경기에서 타율 0.330(91타수 30안타) 1홈런 15타점, 6월 21경기 타율 0.337(89타수 30안타) 4홈런 2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7월 18경기 타율 0.253(75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8월 22경기 타율 0.326(92타수 30안타) 4홈런 16타점, 9월 이후에는 24경기 타율 0.313(99타수 31안타) 3홈런 19타점으로 꾸준히 뜨거웠다.
고승민은 특히 지난해 10월 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홈런포를 가동, 시즌 14번째 아치를 그려냈다. 롯데 국내 2루수로는 1991~1992년 박정태(현 SSG 랜더스 2군 감독)와 함께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구단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 단일 시즌 2루수 최다 홈런은 앤디 번즈가 2018 시즌 기록한 23홈런이다.
타점의 경우 아예 박정태를 제쳤다. 박정태가 1999년 기록한 83타점을 넘어 구단 2루수 역사상 단일 시즌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고승민은 여기에 뚜렷한 포지션이 없었던 문제도 해결됐다. 신장 189cm의 고승민에게 2루수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로 보였지만 오히려 몸에 딱 맞았다. 야수들의 수비력 평가에 냉정한 김태형 롯데 감독은 고승민의 타격 능력뿐 아니라 2루 수비력에서도 합격점을 줬다.
김태형 감독은 2024 시즌 중 "고승민의 2루 수비는 현재 10개 구단에서 톱클래스다. 고승민만큼 2루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도 많지 않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승민은 지난해 10월 14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왼손 손가락 첫 번째 중위 지절 관절 인대 손상 수술을 받았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더 큰 부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단과 선수가 빠른 결단을 내렸다.
고승민이 2025 스프링캠프를 순조롭게 소화하고 지난해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면 롯데 전력은 공수에서 한층 더 안정감을 갖출 수 있다. 고승민은 시즌 중 주전으로 도약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개막전부터 선발 라인업을 꾸준히 지킬 가능성이 높다. 여러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경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승민 개인으로서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선발도 목표로 삼을 만하다. 지난해에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술로 인해 태극마크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인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도 2000년생인 고승민을 비롯한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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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