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기소하거나 구속영장 청구하라…특공대 동원하면 내란"(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1-08 16:28:57 수정 2025-01-08 16:28:57
"중앙지법 청구하면 공수처라도 응할 것…尹, 불필요한 희생 안 된단 뜻"
"어제 대통령 관저서 만나" 도피설 일축…"탄핵심판 횟수 제한없이 출석"


발언하는 윤갑근 변호사(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8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이의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은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와 관련해 "기소해라. 아니면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라. 그러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갑근·배보윤·송진호 변호사 등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한 불법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그대로"라면서도 "더는 분열과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되고,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이 희생되는 건 막아야 하니까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에는 응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여러 정치적 사건에서도 체포영장 집행이 안 된 사례가 무수하다. 유명한 정치인들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피의자 조사가 아무 의미 없었던 적이 많다"며 체포영장이나 조사는 수사의 마지막 단계라서 증거가 확보돼 있으면 기소하든지, 꼭 조사할 거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느냐는 물음엔 "경호 문제 등을 법원과 협의한 뒤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분명한 건 (공수처의) 관할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 청구되면 그 부분은 수용할 수 없다"며 "공수처의 관할은 서울중앙지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모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이뤄질 예정인데, 윤 대통령에 대해서만 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은 발부 가능성을 높이려는 '판사 쇼핑'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아닌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해 서울중앙지법이 발부하면 응할 것이냐'는 물음엔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강추위에 고생하고 공무원들도 마음의 갈등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선의로 생각해달라"고 했다.

다만 여전히 공수처가 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응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수처가 서부지법이 아닌 중앙지법에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해 발부받으면 응하겠냐는 질문에도 "지금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인데 또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상황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작은 지역구 국회의원도 체포·구금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전 국민 투표로 선출된 최고 대의기관인 대통령을 불법을 자행하면서 체포하려는 건 내란"이라며 "경찰 특공대나 기동대를 동원하는 것도 반란,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 절차 테두리 내에서 진행된다면 거부할 명분이 없지만 적법절차가 준수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과거의 야당 정치인 거물 중 체포영장에 불응한 사람이 많지만, 그때도 이렇게 무자비한 공권력을 쓴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공수처가 9∼10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경우에 대해선 "그때 정식으로 선임계를 제출하고 법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희생이 생기면 안 된다는 게 대통령 입장으로 우리도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진행한 것이니 공수처도 전향적으로 다른 방안을 찾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윤갑근 변호사(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 8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8 saba@yna.co.kr

윤 대통령이 도피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제 저녁 관저에서 대통령을 만나 뵙고 왔다.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내용들을 상의드렸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어젯밤부터 국회에서 대통령이 도피했다는 악의적이고 황당한 괴담을 퍼뜨리는 일이 생겼다. 있을 수 없는 선전, 선동"이라며 "정말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해서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동선을 일일이 알 수 없으나 관저에만 계신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언론이 관저 내에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사진에 대해서는 "화면이 작고 흐려서 식별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 관용차가 관저를 빠져나갔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는 "상황을 몰라서 알 수 없다"면서도 "관저가 완전히 폐쇄된 건 아니니까 일반인들도 사전에 (말) 하면 방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관련해선 "내란죄 철회, 기일 지정 문제 등 논란이 어느 정도 정비가 돼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실 여건이 됐을 때 갈 수 있다. 반드시 출석하실 것이고 횟수에는 제한을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출석 문제라 경호나 신변 문제가 해결돼야 간다는 건 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내란죄 철회 검토'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탄핵소추에서 내란죄가 차지하는 부분이 80%라고 분석했다"며 "식당에서 갈비탕을 시켰는데 갈비가 안 들어가면 갈비탕이냐 아니냐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변론기일부터 입증계획을 포함해 증거와 증인을 신청하고, 계엄에 대한 답변서를 내고 본격적으로 재판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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