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체포영장 손에 든 경찰, '2차 작전' 시점·강도 저울질(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1-08 18:40:39 수정 2025-01-08 18:40:39
경호처장 先체포? 특공대 투입? 선무방송 심리전? 도주로 차단?
관저 앞 막아설 시위대·관저 내 여당의원 스크럼 등도 변수


쇠사슬로 보강된 대통령 관저 앞 철조망(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도로 앞 철조망 문이 쇠사슬로 보강돼 있다. 2025.1.8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연장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함께 영장 집행에 나설 경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철조망과 버스 벽 등으로 무장하며 요새화하는 가운데, 공수처 등과 공조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체포 작전의 시점과 강도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일각에선 즉시 체포 작전에 돌입해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래 끌수록 대통령경호처 등 상대의 준비도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시간을 들여 정교한 작전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또다시 체포가 불발될 경우 수사 동력이 크게 꺾이는 만큼, 사실상 마지막 시도로 보고 신병을 어떻게든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대통령경호처의 수뇌부를 무력화한 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카드도 거론된다.

경찰은 박종준 경호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오는 10일 3차 출석 요구를 했다. 박 처장이 이날도 불응한다면 체포영장 신청이 예상된다.

역시 불출석한 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이광우 경호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함께 집행할 경우 저항하는 경호처의 힘을 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버스로 막힌 대통령 관저(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입구가 버스로 막혀있다. 2025.1.8 dwise@yna.co.kr

2차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될 인력도 고민 대상이다. 지난 1차 집행에는 공수처 30명, 경찰 120명 등 총 150명이 동원됐지만 경호처와 군인 200여명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경호처 가용 인력은 약 400∼500명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지난번보다 인원을 보강해 영장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시도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주축인 경찰청 안보수사대 120명에 더해 서울청 형사기동대 200여명 등 광역수사단 400여명과 서울 일선서 강력계 형사들을 총동원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호처는 물론 관저를 지키는 군이 개인 화기로 무장한 만큼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일거에 제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경찰특공대는 테러 예방 및 진압 등을 임무로 하는 조직으로, 소총 등 개인화기로 무장할 뿐 아니라 장갑차, 헬기 등도 운용한다. 하지만 국가기관 간 무력 충돌이라는 부담감과 자칫 유혈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크다.

경찰 관계자는 "특공대 투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동원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종의 '심리전'을 펼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있다. 경호처 수뇌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직원들이 영장 집행 저지에 적극 대응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호처의 물리력을 극소화해야 한다"며 "내부를 동요시키고 선무방송도 하고, 가족들이 와서 '누구야 나와라' 하고. 이건 경찰이 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 내는 보수단체(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1.7 mon@yna.co.kr

보수성향 시위대는 작전 수행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체포영장 연장 후 한남 관저 앞으로 몰려들어 밤샘 농성 중이다.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설 경우 민간인인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런 까닭에 영장 집행은 집회 참가자가 적은 평일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있다.

여당 국회의원들이 관저 내외부의 '인간 벽'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헌법기관인 이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경찰로선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갖은 난관을 뚫고 관저에 진입했지만, 막상 윤 대통령이 없는 경우도 가정해볼 수 있다.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대통령 관저 인근에 합동참모의장 공관이 있다며, 이곳 지하에 있는 벙커로 윤 대통령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의 변호인은 대통령의 소재는 관저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위치를 지속해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혈사태는 최대한 지양하겠지만, 반드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최대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윤 대통령 체포영장 연장·재집행 가시권(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으면서 '영장 재집행'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1차 집행 당시 대통령경호처의 저지에 막혀 실패한 만큼, 2차 집행에서는 경찰과 협조를 통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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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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