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KBO리그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된 미국인 내야수 패트릭 위즈덤의 선택에 주목했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 넥스트'는 30일 "이번 오프 시즌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은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패트릭 위즈덤이다"라며 "그는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3개 팀에서 뛰었다. 최근 KIA와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8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KIA는 지난 26일 위즈덤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옵션 없이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보장했다.
1991년생인 위즈덤은 미국 출신으로 신장 188cm, 체중 99kg의 우람한 체격 조건을 갖춘 우투우타 파워히터 내야수다.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2번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됐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위즈덤은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담금질을 거쳐,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32경기 타율 0.260, 13안타, 4홈런, 10타점, 11득점, 2도루 OPS 0.882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위즈덤은 2018 시즌 종료 후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 된 이후 2019 시즌 9경기 타율 0.154, 4안타, 1타점에 그쳤다. 커리어가 주춤하던 가운데 2020 시즌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위즈덤은 2021 시즌 28홈런을 쳐내면서 막강한 장타력을 뽐냈다. 2022 시즌에도 25홈런, 2023 시즌에도 23홈런을 쏘아 올리며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쳐냈다.
위즈덤은 다만 2024 시즌 75경기에서 타율 0.171, 27안타, 8홈런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9월 말에는 5경기, 13타수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카고 컵스는 위즈덤을 지명할당 조치했다. 위즈덤은 결국 FA(자유계약) 신분이 됐지만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실패했다.
위즈덤은 여기서 한국행을 택했다. 큰 폭의 연봉 삭감을 감수했다. 올해 시카고 컵스에서 272만 5000달러(약 41억 원)을 받았던 가운데 내년에는 절반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뛰게 됐다.
'코코카라 넥스트'는 "위즈덤이 KIA와 계약한 건 재기를 도모하는 의미가 강하다"며 "2021년부터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쳐낸 슬러거였지만 올해는 타율 0.171, 8홈런으로 부진했다. 타고투저 경향이 강한 KBO리그에서 자신의 타격을 어필하려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KBO리그는 신규 외국인 타자에 대한 연봉 상한선(최대 100만 달러)이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보다 연봉이 마이너스 되는 것은 틀림없다"며 "위즈덤의 한국행은 적지 않은 놀라움을 부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즈덤은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2024 시즌 부진으로 새 소속팀을 구하는 게 여의치 않았다. 특히나 미국 내에서 메이저리거 신분이 되는 고액 연봉을 따내는 건 더욱 어려웠다.
위즈덤이 KIA에서 2025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재계약을 따낸다면 2026 시즌에는 더 많은 연봉을 거머쥘 수 있다. 올해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도 계약기간 1+1년, 총액 320만 달러(약 47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데이비슨의 경우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위즈덤보다 떨어졌다. 이 때문에 2024 시즌에는 100만 달러 전액 보장 계약이 아닌 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위즈덤의 가장 큰 강점은 배트에 걸리면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다. 메이저리그 통산 장타율은 0.459, 트리플A에서 107경기를 뛰었던 2019 시즌에는 0.513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교함은 크게 떨어진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은 0.245, 출루율은 0.321이다.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2022 시즌에는 134게임에서 타율 0.207에 그쳤다.
사진=KIA 타이거즈/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