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측의 병산서원 훼손 논란에 대한 여론이 매섭다.
2일 민서홍 건축가는 안동시 병산서원에서 KBS 드라마 촬영팀이 만대루 기둥에 촬영 소품인 등을 달기 위해 못질을 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민 건축가는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고 거들었다"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을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며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 차량과 못질을 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모습까지 공개되며 논란이 커졌다.
이같은 KBS의 사과에도 여론은 매섭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일각에서는 촬영 허가가 문화재를 훼손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공영방송인 KBS의 행보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옥택연과 서현이 출연하는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는 소설 속 한 줌의 분량도 되지 않은 조연에 빙의한 주인공이 의도치않게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펼쳐지는 아찔한 로맨스 스토리를 담는다. 황도돌 작가의 웹소설로 연재됐으며 웹툰으로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 엑스포츠뉴스 단독 보도로 옥택연과 서현이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동시대 소녀시대, 2PM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로맨스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어서 일찌감치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초반부터 문화재 훼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을 떠안고 가게 됐다.
특히나 주연배우 서현이 데뷔 초부터 남다른 역사의식을 보여준 만큼,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의 이같은 논란이 달갑지 않을 터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역사관에 방문해 "독립운동가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지키고 이어나가겠습니다. 대한독립만세"라고 전한 데 이어 매년 국경일에 태극기를 공유하는 등 행보로 많은 이들의 귀감을 사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못질을 한 대가에 대해 KBS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민서홍 건축가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