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경기 박스석 독대 약발?…"트럼프, 합참의장 경질방침 유보"
연합뉴스
입력 2024-12-21 16:13:00 수정 2024-12-21 16:13:00


트럼프 당선인과 브라운 합참의장(서울=연합뉴스) 2024년 12월 14일 미국 메릴랜드주 랜도버 소재 노스웨스트 스타디움의 구단주용 특별 박스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미국 합참의장 찰스 브라운 주니어 공군대장이 육군-해군 풋볼 경기를 관람하며 1대 1로 환담하고 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선 선거운동본부 홍보부실장이었던 마고 마틴이 X에 올린 것이다. [ X @margomartin 게시 사진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2024.12.21.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내년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찰스 퀸턴 브라운 주니어 합참의장을 경질하려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풋볼경기 특별 박스석 독대'를 계기로 마음을 바꿔 당분간 계획을 유보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NBC 뉴스가 전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간 트럼프와 측근들은 '다양성 정책'에 과도하게 집중해 온 군 고위인사들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브라운 합참의장 등을 거명했으나, 지난 주말 트럼프와 브라운의 만남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두 사람은 지난 14일 미국 메릴랜드주 랜도버 소재 노스웨스트 스타디움의 구단주용 특별 박스석에서 만나 육군팀과 해군팀 사이의 풋볼 경기를 관람하며 약 20분간 단둘이 환담했다.

트럼프 대선 선거운동본부 홍보부실장이었던 트럼프 측근 마고 마틴이 X(옛 트위터)로 이 만남의 사진을 공개했다.

NBC 취재에 응한 소식통들은 만남이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이후 트럼프가 브라운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브라운 합참의장은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기꺼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확실히 밝혔고, 트럼프는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만남이 끝난 후에 트럼프는 측근에게 얘기가 잘 됐다며 브라운이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름 중 '찰스 퀸턴'의 이니셜을 따 'C.Q.'라고 흔히 불리는 브라운 합참의장은 현역 공군 대장이며, 작년 10월 1일에 임기 4년인 합참의장으로 취임했다.

트럼프가 브라운 합참의장 경질을 유보키로 결정한 데에는 군의 안정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퇴역 장성들의 진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전문성, 경험, 인품 등 다방면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브라운 합참의장을 즉각 경질하는 것은 군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그세스는 지난달 팟캐스트에서 브라운을 경질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 인수위원회 공보 담당자와 합참의장 공보실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 대해 공식 논평을 사양했다.

브라운 합참의장은 트럼프 당선인 독대 나흘 후인 18일 마이클 더피 등 국방부 담당 인수위원들과 면담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의장은 인수팀과 인수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브라운 합참의장은)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국가안보팀 관계자들이 현존하는 위협과 잠재적 위협에 관해 제대로 정보를 제공받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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