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등 책임 문제 언급 안 해…타 종교·종단과 대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보수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13일 만인 16일 "정치 지도자들이 이념을 자기 정치에 이용하고, 다른 정당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구현하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국난을 가져왔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공동대표회장인 김영걸·이욥·박병선 목사 명의로 이날 발표한 성탄절 메시지에서 "국내적으로는 정치권의 치열한 대립으로 12.3 비상계엄과 12.14 대통령 탄핵 결의를 지켜봐야 했다"고 2024년을 돌아보고서 이같이 논평했다.
이 단체는 "국내 정치에서 단순하게 현재 드러난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배태된 결과라고 진단한다"며 "국난을 수습하는 권한을 가진 이들은 법과 절차에 따라 현재의 불안 상황을 속히 수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교총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의 책임 문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여러 종교단체가 일찍부터 명확한 입장을 밝혔던 것과 대비된다.
천주교, 불교, 원불교 계열의 종교 관련 단체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진보성향의 개신교 단체는 비상계엄 사태에 관해 윤 대통령이 법적인 책임을 지거나 퇴진해야 한다는 뜻을 표명하고 국회의 탄핵 소추 가결을 촉구했다.
NCCK는 이날 김종생 총무 명의로 낸 성탄절 메시지에서 "수많은 희생으로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한 순간에 위태로워지는 공포를 경험했다"고 최근 상황을 기술하고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이 정치적 혼란의 한복판에 개입하시어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