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KBS 현장검증까지 의결…국회 출입기자 참고인 채택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사상 처음으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사흘 청문회를 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0일에도 전날과 비슷한 내용으로 말싸움을 벌이며 청문회를 공전시켰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에게 큰 흠결이 없는데도 야당이 기습적으로 청문회 연장을 강행 처리했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추가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방위는 청문회 이틀째였던 전날 오후 9시께 전체회의에서 청문회를 하루 더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초 과방위가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해 이틀 청문회를 진행한 것도 처음이었는데, 하루 더 연장한 것이다.
◇ 野, 사흘 청문회 이어 25일엔 현장검증…"추천 과정 따져야"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청문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KBS 이사회 등을 방문해 현장검증까지 하기로 의결했다
박 후보자가 사장으로 추천된 과정의 적법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전날 청문회에 야당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KBS 모 기자는 회사 주요 간부로부터 박민 사장이 이사회 표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신이 사장 후보자에서 탈락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해당 간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또 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소속 직원과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된 KBS 소속 야당 출입 기자를 참고인으로 부를 것을 추가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해당 직원이 KBS 기자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그냥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야당 의원들께서 물고늘어지기 전략을 구사하듯 답변하는 측에서는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해보자는 게 아닌가 싶다"고 두둔했다.
◇ 여야 의원들 날선 공방…"이재명 잡범" "김여사 방탄방송"
국민의힘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각자 다른 이유를 내세워 KBS가 편파적인 보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한 KBS 보도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며 "한 꼭지만 보도했던데, 이게 편파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파렴치한 잡범이 야당 대표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KBS는 민주당의 이런 위선과 내로남불도 충실하게 보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2023년 창원 민노총 간첩단 사건을 한 줄도 방송하지 않았다고 한다. KBS의 정치적 중립을 어떻게 해결할 건가"라고 물었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거론하며 "서울중앙지검장이 관할 지역을 벗어나 업무추진비로 수백만 원의 소고기와 폭탄주를 먹었다. 이런 것을 잡범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저는 KBS가 '김방방송'이라고 생각한다. 김건희 방탄방송이라는 말이다"라며 비꼬았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박 후보자를 향해 "정권으로부터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허수아비 노릇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무너진 선박 위로 애써 기어 올라가지 말고, 현명하고 깔끔하게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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