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격화 속 한 달간 15만명 만달레이 유입…임차료 두배로 뛰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쿠데타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이 격화하면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 행렬로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만달레이시로 유입된 전쟁 난민만 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향을 떠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도시를 찾은 이들은 치솟은 집세와 식비, 일자리 부재, 군부 갈취 등으로 절망에 빠져 있다고 지원단체는 전했다.
주택 임차료는 한 달 만에 두 배가 됐다. 가장 저렴한 11㎡ 규모 월세가 한 달 만에 현지 통화로 5만 짯(1만4천원)에서 10만 짯(2만8천원)으로 올랐다.
교외에 대나무로 만든 주택 월세도 한 달 만에 30만 짯(8만4천원)에서 55만 짯(15만4천원)으로 뛰었다.
비싼 임차료에 다섯 가족이 한 아파트에 끼어 사는 경우도 있다고 자원봉사자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6월 말부터 사람들이 만달레이로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며 "실향민들은 높은 임차료를 감당할 형편이 안 돼 거처 마련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군부 관리들은 주민으로 등록되지 않은 피란민을 수색해 체포하고 석방을 대가로 현금을 받는 등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2021년 쿠데타 이후 경제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피란민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굶주림에도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이 북동부 샨주에서 군부를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1027 작전'으로 불리는 공격 이후 반군이 각지에서 전방위 공세에 나서면서 미얀마군은 최대 위기에 몰렸다.
중국 중재로 미얀마군과 반군은 중국과 인접한 샨주에서는 휴전하기로 지난 1월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부터 반군 공세가 재개돼 다시 샨주와 주변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 시점부터 샨주 서쪽에 있는 만달레이로 피란민이 몰려들었다.
반군은 샨주 요충지를 장악한 데 이어 만달레이도 위협하고 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은 지난 16일 만달레이시 인근 군부 기지와 미얀마군이 주둔했던 시멘트 공장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