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대상 '대학생 80%'까지 확대 검토…문제는 '재원'(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4-02-13 11:46:56 수정 2024-02-13 11:46:56
"지방교육재정교부금서 나눠 써야" vs "교육계 쓸 돈도 부족"
與 "파격 학비경감 방안 곧 발표…재정적 지속가능성도 점검"


2021년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된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주최 '코로나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대회' 퍼포먼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김연정 김치연 기자 = 정부와 국민의힘이 국가 장학금 지원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등 대학생들에 대한 파격적인 학비 경감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당정은 구체적으로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20대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대학생 국가장학금 혜택을 늘려 학생·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말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13일 복수의 정부와 정치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이 속한 가구의 재산·소득과 연계해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으로 기초·차상위 계층 자녀와 다자녀가구의 셋째 이상 자녀엔 등록금 전액, 나머지는 소득에 따라 연간 350만~570만원을 지원하는데 정부는 계속해서 수혜 대상을 늘려 가고 있다.

이렇게 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은 전체 203만명 가운데 약 100만명 정도다.

정부는 연 1조5천억∼3조원을 추가 투입해 장학금 수혜 인원을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80% 선까지 늘리고, 장학금 액수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국가장학금과 별도로 생활비 대출 한도를 늘리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학자금대출 이자 면제 대상도 더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학생들의 파격적인 학비 경감 방안을 당정이 지금 실효성 있게 논의 중이며, 곧 의미 있는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대학 등록금에 대한 파격적인 당정의 지원 방침은 지난달 1월14일 고위당정협의회 때 제가 제시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집권여당인 우리의 정책은 곧 실천이고, 다수당인 민주당의 정책은 약속일 뿐'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이런 차이다. 저희는 대학생 학비 경감 방안을 만들어 바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국가 장학금 지원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이번 대책은 지난달 고위 당정 때 비대위원장이 '대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크다'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획기적인 경감 대책을 내 달라'고 당부한 데서부터 출발했다"고 말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이어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재정적으로도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세심히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등록금 인상 반대 기자회견 나선 대학생들(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2023.10.4

다만, 국가장학금 확대를 위한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은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국 교육청에 배분돼 유·초·중·고교 교육에 활용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돌리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국세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교육 부문의 '곳간'이 남는다며 이를 저출생 예산 등에 활용하자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

하지만 교육계는 여전히 신도시를 중심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과 늘봄학교, 고교학점제 등 중장기적 과제가 많아 예산이 부족하다고 맞선다.

더구나 지난해 '역대급 세수 펑크'로 인해 11조원에 육박하는 교부금이 배분되지 못해 각 지역 교육청은 올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실정이다.

특히 교부금을 끌어다 쓰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하는 데다, 지난해부터 이미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를 신설해 교부금 일부를 대학 교육에 투자하는 상황이어서 교부금을 추가로 쪼개는 방안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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