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란 여성의 히잡 착용은 의무가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란에서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의문사하자 분노한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며 시작됐습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요.
이란에서는 외국인을 포함해 만 9세 이상의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란 여성들의 히잡 착용이 의무가 아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구화, 근대화를 지향한 팔레비 왕조가 이란을 통치한 시절(1925년 12월∼1979년 2월)에는 히잡 착용이 의무가 아니었는데요.
오히려 1936년에는 이슬람 국가 최초로 히잡 착용을 법으로 금지한 적도 있습니다. 팔레비 왕조의 레자 샤(왕)가 1934년 튀르키예를 방문해 케말 파샤의 근대화 정책을 보고 큰 자극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논문 '이란 히잡 관행의 역사적 의미 변화와 수행성 연구(2020)'의 저자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레자 샤는 히잡이 근대 국가로 가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자 퇴행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들 모하마드 레자 샤는 집권 기간 히잡 착용 금지법을 폐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것을 장려했습니다.
하지만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성직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집권하면서 여성의 히잡 착용은 의무가 됐습니다.
구 교수는 "다시 이슬람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사상으로 시작된 정권이었기 때문에 히잡 착용은 이란 안팎에 자신들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보여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젊은 여성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히잡 착용을 선택할 자유를 달라"고 외치고 있는데요.
팔레비 왕조부터 이슬람 혁명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히잡 착용을 둘러싼 논란과 그 역사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 기획·구성: 김수진 | 연출: 류재갑 | 촬영: 김정용 | 편집: 허지송 >
< 영상: 이승민 테헤란 특파원 | 로이터 | 게티이미지 | 유튜브 채널 Farah Pahlavi Official Page· hijazna·Javad ibrahimov·KTV·Islamic Channel·I AM SHIA·baharaan·presstvworldnews | 페이스북 My Stealthy Freedom>
< 사진: 위키미디어 공용·이란 국립박물관·Dr.Kaveh Farrokh 홈페이지·트위터 @JirayaArtur·Magnum Phot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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