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인터뷰서 '강로서' 역 연기 뒷얘기…"진짜 거름밭도 들어가"
"유승호 있었기에 걱정 없었다…실제라면 남영보단 이표 택할 것"
"유승호 있었기에 걱정 없었다…실제라면 남영보단 이표 택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생각에서 끝내지 않고 행동하는게 로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담대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지 않고…. 현명한 친구죠."
KBS 2TV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배우 혜리(28)가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가 연기한 강로서는 양반 가문의 여식이지만 친오빠의 과거 준비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살아온 씩씩한 인물이다. 체면보다는 가족이 우선인 로서는 돈을 벌기 위해 거름밭에 들어가기도,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금주령을 어겨가며 '밀주가'가 되기도 한다.
혜리는 "선을 뛰어넘고 금기를 깨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저는 하지 말라면 절대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모습이 더 멋져 보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범법자인 이 인물에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그간 촬영에 임했던 소감을 전했다.
"로서가 양반이긴 하지만 가세가 기운, 혼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인물이잖아요. 양반 집안이라는 것과 아버지를 여의고 투박해지는 과정 사이에서 균형을 잘 조절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촬영 내내 메이크업도 거의 안 했어요. (웃음)"

그는 몰래 술을 팔기 위해 술이 담긴 수레를 끌고,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등 힘든 장면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수레가 생각보다 정말 무겁더라고요. 끌면서 뛰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죠. 진짜 거름밭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처음엔 몰라서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요. 근데 두 번째부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로서가 얼마나 의지가 강하면 여길 들어갈까'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혜리는 그런 장면들이 있었기에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매력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희 드라마는 로맨스, 액션, 정치까지 여러 가지 장르를 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장르 맛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모여 그 시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작 '간 떨어지는 동거'에 이어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도 로맨스 연기를 통해 사랑스러움을 뽐낸 그는 "유승호 배우가 있었기에 걱정이 없었다. 역시 유승호였다"며 상대 배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다만 "실제 저라면 '남영(유승호 분)이 날 싫어하는구나' 생각했을 것 같다. 적극적으로 솔직하게 (마음을) 얘기하는 이표(변우석)가 더 좋다"며 웃었다.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박보검, '간 떨어지는 동거'의 장기용 등 매번 상대역과 뛰어난 '케미'(케미스트리·궁합)로 호평받아온 혜리는 "현장에서 사람을 대할 때의 마음이 화면에도 비친다고 생각한다"며 "늘 (상대 배우의) 안위를 궁금해하고 대화하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7개월여 동안 이번 작품을 촬영했다는 그는 "로서를 만나고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배우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로서가 정말 매력적인 친구인데, 그런 인물들을 또 만나려면 제가 더 나아져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하고 연기를 더 진중하게 대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른 시일 안에 또 다른 작품으로 시청자분들을 찾아뵙고 싶어요."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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