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도박안했다"고 했다 정정…마사지업소 댓글엔 "성매매는 안해"
아들도 직접 사과했으나 인터넷글 등 추가 검증 본격화…與 파장 예의주시
아들도 직접 사과했으나 인터넷글 등 추가 검증 본격화…與 파장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홍준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이 보도되자마자 신속하게 사과하면서 파장 차단을 시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의혹을 두고 파상공세를 퍼붓던 와중에 이 후보에게도 '가족 리스크'라는 돌발 악재가 터지면서 선대위는 물론 당 지도부도 난처해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취약 계층인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들였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 후보의 가족도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선 것 아니냐는 말도 당내에서 나온다.
이 후보는 아들의 도박 의혹 보도가 나온 16일 하루에만 세 차례에 걸쳐 거듭 사과했다.
처음 보도된 지 약 4시간 만인 오전 8시50분께 입장문을 내고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여의도 당사에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직후에도 기자들 앞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며 두 번에 걸쳐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였다. 입장문 배포 40분 만에 또 한 번 사과한 것이다.
이어 자리를 옮겨 진행된 인터넷 언론사와의 합동 인터뷰에서는 아들의 형사처벌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장남 동호씨도 오후 실명으로 입장문을 내고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동호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올린 글 200여개를 근거로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이 후보와 동호씨 모두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애초 아들 문제인데다 사실일 경우 법적 처벌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보도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메시지 내용과 수위 조절 등을 고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선대위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철저히 사실 관계를 파악해서 사실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책임을 질 것을 진다는 것이 후보 입장"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이 후보가 지체 없이 공식 사과하면서 그나마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 아니냐는 자평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응 태도와 대비되는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관계자는 "처가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모르쇠하는 데 급급하면서 의혹은 더 눈덩이가 되지 않았느냐"며 "잘못된 것은 바로 잘못됐다고 사과하는 이 후보 특유의 스타일이 이번에도 잘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 후보 가족과 관련한 추가적인 의혹 제기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지된다. 민주당이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의혹 공세를 해온만큼 그에 준한 반격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언론에서는 동호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쓴 글이 잇따라 보도됐다.
이 가운데 여성을 비하하는 등 음담패설 성격의 표현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있었으며 성남시에 있는 한 스파업소가 마사지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비추천하는 글을 썼다는 기사도 나왔다.
특히 마사지 업소 댓글과 관련해서는 성매매 의혹도 제기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해당 글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성매매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 동호씨가 쓴 글은 다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동호씨의 과거 소셜미디어(SNS) 글 등을 토대로 입시 문제 등에 대한 검증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예고 글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선대위는 신속 대응 과정에서 도박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번복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선대위는 애초 동호씨가 2020년 7월 이후로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파악했으나 뒤늦게 최근까지도 다른 사이트에서 온라인 포커를 했다고 정정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