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확정 이후 회동소식 없어…"윤 후보, 삼고초려 모습 보여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동환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와 '원팀' 회동을 통해 본선에서 '정권교체 깐부'로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쟁 주자들이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깨끗한 승복 선언을 했지만 이후 윤 후보와의 회동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원팀' 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없지 않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 확정 다음 날인 지난 6일께 3명의 경쟁 주자들과 직접 연락을 했거나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전화 통화나 비공개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조만간 만남을 갖기 위해 연락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후보 선출 열흘이 돼 가도록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자, 경선 기간 '앙금'이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아무리 늦어도 이달 안에 '원팀 회동'을 성사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관심은 회동 그 자체보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지사가 본선에서 역할을 맡아 적극 나설지에 쏠려 있다.
특히 홍 의원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경선 당일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그는 이후 SNS에서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한편, 13일에는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을 동시에 실시하는 "쌍특검을 조속히 받으라"고 촉구하며 이재명 후보뿐 아니라 윤 후보까지 동시에 겨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은 특히 "여야 주요 후보가 모두 중요 범죄에 연루돼 있는데 아무런 진실 규명도 없이 국민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면 참으로 잔인한 대선이 된다"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2040들의 놀이터"를 표방한 '청년의꿈 플랫폼'을 오픈하며 온라인상에서 청년 지지층의 세 규합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유승민 전 의원도 경선 당일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 역시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본선에서의 역할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직책 없이 말단 군인으로 전쟁터에 나가 참전한다는 의미의 '백의종군'을 언급한 것은 정권교체 대의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그 이상의 역할에 나설지는 윤 후보에 달려 있다"고 했다.
세 후보 중에서 대선 본선에서의 역할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평가받는 쪽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다.
원 전 지사는 경선 이후 "기꺼이 원팀이 되겠다. 윤 후보의 당선과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당내에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종로 보궐선거에 윤 후보 '러닝메이트'로 원 전 지사가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경선 후보들과 선거 때 앙금을 털어버릴 시간을 갖고 후보들과 지지층을 다 끌어안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며 "윤 후보가 백의종군을 언급한 후보들에게도 계속 찾아가 역할을 해 달라고 삼고초려를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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