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호칭도 신경전 반영
연합뉴스
입력 2021-05-19 06:33:01 수정 2021-05-19 06:33:01
4차 국가철도망 계획안에 '김포∼부천' 구간 적시…주민들 '김부선' 반발
국토부는 'GTX-D' 대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고집…노선 확장성 경계


"GTX-D 서울 불발 강력 규탄"(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한강신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서울 강남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 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1.4.28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이른바 GTX-D 노선으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수도권의 최대 교통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제시된 GTX-D 노선은 김포∼부천만을 연결하는 것이다. 계획상 이 노선이 서울 강남까지 이어지지 못한 점을 두고 김포 등 서부권 주민들은 '김부선'이라고 부르며 계획안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GTX-D 노선을 GTX-B 노선과 연계해 서울 여의도나 용산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일부 지역민들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 집값 문제와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얽혀 GTX-D 노선 문제는 점차 해결이 쉽지 않은 고차방정식이 돼가고 있다.

◇ 강남 직결 여부, '뜨거운 감자'로…정부, '서부권 광역급행열차' 용어 고수

GTX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대심도(大深度) 도심 고속전철로, 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최고 시속 180㎞로 달릴 수 있도록 선로를 최대한 직선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건설을 추진 중인 GTX-A(운정∼동탄)·B(송도∼마석)·C(덕정∼동탄) 노선이 개통되면 수도권 주민 생활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에 대한 정부의 구상이 처음 언급된 것은 2019년 10월 31일 국토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의 '광역교통 2030' 비전 발표 때다.

이 자리에서 대광위는 급행철도의 수혜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수도권 서부권역에 신규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 구체적인 노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정부의 구상에 대한 갖가지 추론만 난무했다. 이를 두고 이듬해 4월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또 GTX-A·B·C 노선이 이미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해 세간에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GTX-D'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GTX-D는 언론 등이 편의상 붙인 이름일 뿐 공식 명칭은 아니다.

국토부 역시 보도자료 등 공식문건에서 해당 노선을 'GTX-D'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바 없다.

국토부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배경에는 아직 구체적 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GTX-D라는 이름이 자칫 오해와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GTX-D 노선명이 GTX-A·B·C 노선처럼 수도권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규모 노선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을 조금이라도 자기 지역에 유리하게 유치하기 위해 인천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는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또 경쟁적으로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으로 직결되는 노선안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지역민들의 기대치는 높아만 갔다.

일부 지역민들은 국토부가 계획안에 담은 노선 운용 방안에 반발해 "원안대로"를 외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자체의 '요구안'은 있을지언정 '원안'이란 없는 셈이다.

[그래픽]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서부권역의 급증하는 교통 수요를 해결하기 김포와 부천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구축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2016∼2025년)에 서부권 GTX 신설사업을 포함했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 GTX 따라 집값만 상승…전문가들 "장기적 안목서 해법 필요"

GTX-D 노선을 두고 서부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데는 무엇보다 심각한 교통난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포에서 서울을 잇는 소위 '김포골드라인'은 2량짜리 꼬마열차로,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300%에 육박해 '지옥철'로 불린다.

GTX-D 노선이 최소한 서울 강남까지 이어져 교통난이 해소되길 바랐던 지역주민들로서는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또 GTX-D 노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교통 개선 기대감에 오르던 집값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GTX는 수도권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집값 부담을 덜기 위해 계획됐지만, 되레 GTX 라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꼬일 대로 꼬인 GTX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장기적인 안목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추진 중인 GTX-A·B·C 노선을 '1기 GTX'라고 한다면 이제는 D 노선을 비롯한 '2기 GTX'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며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찔끔찔끔 땜질식으로 나오는 대책으로는 수도권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또 "수도권에 인구 2천500만 명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정부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거론하면서 교통망 개선을 위한 획기적 투자를 미뤄왔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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