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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에서 맹골수도까지…세월호 참사 12주기 전국서 추모 물결

연합뉴스입력
현직 대통령 기억식 첫 참석…李 "무거운 책임 통감" 사고 해역선 선상 추모식…"억만번 계절 지나도 우리 아들딸"
참사해역에 헌화하는 세월호 가족(진도=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참사해역에서 열린 선상추모식 중 세월호 참사 유족이 희생자를 기리며 국화를 참사 해역으로 던지고 있다. 2026.4.16 [공동 취재] in@yna.co.kr

(서울·안산·진도=연합뉴스) 임형섭 김인유 김혜인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는 16일 단원고가 있는 경기 안산에서부터 사고 해역인 전남 진도 맹골수도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전국 각지에서 울려 퍼졌다.

12년 전 이날, 한순간에 생때같은 자식을 잃고 목 놓아 울었던 세월호 유족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여전히 마르지 않은 눈물을 훔쳤다.

다시 돌아온 12번째 봄(진도=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참사해역에서 선상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6.4.16 [공동 취재] in@yna.co.kr

◇ "억만번의 계절이 지나도 너희는 우리 아들·딸"

이날 오전 세월호 참사 해역인 진도 맹골수도에서는 사고의 그날처럼 거센 파도가 이는 가운데 선상 추모식이 열렸다.

고(故) 김빛나라 양의 아버지 김병권 씨의 추도사로 시작한 추모식은 갑판에 마련된 벚나무 조형물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바다에 국화를 던지며 헌화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김씨는 추도사에서 "12년이 아니라 억만번의 계절이 지나도 너희는 영원히 우리의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다"라며 "먼 훗날 이 슬픔이 다 씻겨 내려갈 그날에 우리 꼭 다시 만나자"고 전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39명의 유족은 노란 리본에 "보고 싶고 사랑한다", "거긴 어때, 잘 지내지?" 등 짧은 글을 쓰고, 가슴 속에 품었던 국화를 바다에 던져 헌화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며(안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추모 사이렌에 맞춰 묵념하고 있다. 2026.4.16 superdoo82@yna.co.kr

고(故) 최윤민 양의 아버지 최준헌 씨는 "처음 선상 추모식에 참석했다. 2012년 작은딸을 병으로 잃고 세월호로 큰딸마저 잃어 10년 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마음센터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딸 앞에 설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운 항구인 진도 팽목항(진도항)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팽목항은 당시로선 '실종자 가족'이었던 유족들이 대기하던 기다림의 장소이자 사고 수습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세월호 상징인 노란 리본이 그려진 빨간 등대가 자리하고 있다.

2017년 인양한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도 추모 발걸음이 계속됐다. 추모객들은 저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세월호 추모 합창(안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추모 공연을 하고 있다. 2026.4.16 superdoo82@yna.co.kr

◇ 李 "과오와 교훈 잊지 않고 같은 일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

이날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이 열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정치권 인사, 유가족과 시민 등 1천800여명이 참석했다.

기억식은 '304명 희생자'에 대한 기억과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의 의미를 담은 묵념,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사와 기억 영상 상영, 기억 편지 낭독, 추모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기억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두 똑똑히 목도했다. 그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그날의 과오와 그 무거운 교훈을 한시도 잊지 않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인사하는 이재명 대통령(안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유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16 superdoo82@yna.co.kr

유족 대표로 나선 고(故) 김수진 양의 아버지 김종기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의 참석은 12년을 기다린 유가족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됐다"며 12년간 함께 해준 시민들과 이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참사 발생일을 의미하는 4·16에 맞춰 오후 4시 16분에는 안산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지면서 행사장 안팎의 시민들이 일제히 묵념했다.

같은 시간 서울시의회 본관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도 기억식이 열렸다. 이 자리는 화랑유원지 추모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됐다.

이에 앞서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인근 광장에서도 추모식이 거행됐다. 추모관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대부분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출신인 점을 고려해 2016년 인천에 건립된 것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리본 모양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 여야 없이 추모…안산 행사엔 국힘 불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늘의 별이 된 304명의 희생자를 가슴 깊이 애도하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유가족, 생존자 여러분께도 위로와 격려 인사를 드린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참사는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모두 그날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오늘 세월호 참사 12주기이자 국민 안전의 날을 맞이해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으나, 안산 기억식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밖에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전국의 시장·군수와 교육감, 시민단체 등의 추모 성명이나 SNS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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