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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쇼크'에 실물타격…고개 드는 '민생·에너지 추경론'

연합뉴스입력
국제유가 120달러 육박·환율 1,500원 턱밑…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국회, 추경안 (PG)[권도윤,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급등한 기름값(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유가 급등으로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 중인 9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897.7원으로 전날보다 2.3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같은 시각 1천920.1원으로 2.3원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2026.3.9 ksm7976@yna.co.kr

(세종=연합뉴스) 안채원 송정은 기자 = 중동사태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고유가로 인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위기' 속에 민생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취약계층의 냉·난방 이용 부담을 덜기 위한 에너지바우처(이용권) 사업을 포함해 추경을 편성한 전례를 준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추경론과 관련해 중동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추경 가능성을 닫지는 않는 분위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추경안 검토 가능성에 대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고, 조기 수습되지 않으면 전망 자체가 의미가 없다"면서도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할 상황이 됐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실물경제 충격 강도가 관건이다.

전날 국제유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한때 120달러 선까지 위협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 기름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ℓ당 1천900.7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주유소 담합 엄단과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지시 등으로 가격 인상을 억누르고 있지만, 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ℓ당 2천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환율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95.5원을 기록하며 주간 거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이달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시중금리는 이미 들썩이고 있다.

전날 1∼5년 만기 중·단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서민과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내수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 보강과 함께, 고유가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당시에도 정부는 54조9천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이 가운데 3조1천억원을 민생 ·물가 안정 자금으로 배정했다.

당시 추경안에는 저소득층 대상 한시적 긴급생활지원금 지급, 취약계층의 냉·난방 이용 부담을 덜기 위한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도입을 예고한 석유 최고가격제를 위해서도 추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석유사업법상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사업자 손실 보전을 위해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데, 올해 편성된 정부의 일반예비비만으로 재원이 모자랄 경우, 추경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타격이 가장 먼저 가시화하는 만큼 에너지 바우처 등을 확대하는 선별적 추경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ae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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