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단종오빠 땜에 3번이나 백성 됨"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개봉 한달만에 관객 1천100만여명을 모으며 질주하는 가운데 극중 인물들이 묻힌 묘를 소개하는 지도앱 리뷰창에서는 누리꾼들의 댓글놀이가 한창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비운의 왕 단종을 향해서는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가 쇄도한다. '단종 오빠'라는 애칭까지 등장했다.
반면 한명회와 세조(수양대군)는 '사이버 부관참시'를 당하고 있다. 악플 세례에 카카오맵은 천안 한명회 묘와 광릉(세조의 능) 리뷰창을 닫았다.

◇ "단종 오빠 환생해서 누구보다 사랑받기를"
단종이 잠든 '영월장릉' 네이버지도 리뷰창에서는 비운의 어린 왕을 위로하려는 사람들의 '온라인 성지순례'가 진행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영화 속 단종(박지훈 분)의 모습이나 실제 단종의 어진(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올리며 "너무 늦게 이제서야 전하를 추모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생의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고 그곳은 세종 할아버지와 문종 아버지와 함께 늘 행복하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프***), "후손들은 모두 당신 편이야"(Sam***), "제가 영월 사는데 영화 보고 엄청 울었어요 전하 그곳에선 행복하시고 밥 많이 드시고 행복하세요"(ye***) 등 '뒤늦은' 추모에 열심이다.
또 "17살이면 저랑 동갑인데…단종 오빠 얼마나 힘들었어요…오빠 지금쯤 환생해서 누구보다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기를 바랄게요"(어나***), "그래도 이렇게 후손들이 후대의 백성들이 단종대왕님을 많이 사랑하는 걸 보니 맘이 조금은 덜 외로우시겠다 싶어요. 지금 이생을 살고 있으시다면 부모형제한테 17살 막둥이로 듬뿍 사랑받고 건강하게 지내고 계시기를"(다반***), "다음 생이 있다면 행복한 아이로 부모에게 사랑 받으며 왕이니 뭐니 없이 편안한 일생 보내기를"(tlq***) 등 단종의 행복한 환생도 기원했다.

누리꾼들은 특히 배우 박지훈이 단종의 눈빛을 기막히게 표현해냈다며 '단종옵'(단종오빠)·'홍위오빠'를 외친다.
엑스(X·구 트위터)에서는 "단종이 왕이 아닌 오빠로 보인다"(ba***), "나 지금 단종오빠 보고 와서 애국심 장난 아냐"(ha***), "단종오빠 땜에 3번이나 백성됨"(ya***), "홍위오빠 하늘에서 보고 있지"(hu***) 등 '단종오빠 신드롬'을 확인할 수 있다.
충신 엄흥도의 묘 네이버지도 리뷰창에도 애도 물결이 일었다.
"그 시대의 진정한 테토남(상남자) 엄흥도. 기억합니다"(12***), "그대가 진정한 충신이고 단종대왕의 영원한 벗입니다 죽어서 단종대왕과 다슬기 채취 재밌게 하세요"(li***), "그대가 진정 충신이오 정말 박수받아 마땅하오"(so***) 등 감사 댓글이 모였다.

◇ "천벌 받아라"…"광릉 밀고 골프장 지어주세요"
반대로 '천안 한명회 묘역' 네이버지도 리뷰창에는 비난이 빗발친다.
누리꾼들은 "이딴 놈 묘가 국가유산이라니. 파묘 당해도 시원찮을 판에"(쏘***), "나도 너의 사이버 부관참시에 동참한다. 덕분에 악플을 처음 써본다"(김***), "어린 아이 죽이고 발 뻗고 잠이 오더냐 동서고금 노약자와 어린아이는 보호해주는데 (중략) 내가 진짜 천불이 나서 쓰러왔다 천벌 받아라 진짜"(소피***) 등 한명회에 '저주'를 퍼부었다.
또 "말도 마세요. 한씨의 수치입니다"(Tha***), "내 핏줄에 한씨가 있는 게 믿기지 않고 조상이라 하기도 싫어요" (피***) 등의 댓글도 있다.
그런가 하면 "고속도로 주변이라 시끄러워요"(즐***), "왕사남 보고 와봤는데 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 와서 보니 고속도로 바로 옆이라 차량소음이 장난 아닙니다. 이보다 더한 지옥이 있을까 싶네요"(피***) 등 한명회의 묫자리가 좋지 않아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광릉 세조왕릉'에도 악플이 이어진다.
네이버 누리꾼들은 "진짜 그렇게 살지말아라.(중략) 단종한테 저세상에서 사과는 했니? 단종오빠 저 세상에서 아버지랑 할아버지랑 수양 주리 틀으셨길 바랄게요"(하우***), "수양대군~ 지옥불에서 영원히 활활 타오르소서~ 그 지옥불 안에서 영원히 우리 단종오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참회하소서~"(핑크***), "울 단종오빠 땜에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막 나는데 너가 감히 우리 단종오빠한테 그러니 너는 그렇게 살면 안된다 진짜"(ji***) 등 피도 눈물도 없는 '삼촌' 세조를 비난했다.
"광릉 밀고 골프장 지어주세요"(ㄱ7***), "한국인 선정 1위 최악의 왕 된 거 축하요"(낮***), "조카 잡아먹어 얻은 자리로 꾸역꾸역 살아서 후련했냐?"(edg***), "조카는 강에 던져놓고 니는 묫자리까지 있겠다? 땅 아까워"(네놈***) 등 성토가 터졌다.

◇ '왕과 사는 남자 후유증' 밈도 이어져
이런 가운데 SNS에는 '왕과 사는 남자 후유증'·'왕사남 본 사람들은 아는 장면' 등의 패러디 밈도 속속 올라온다.
단종이 식사를 거부하는 장면이나 화살로 호랑이의 이마를 명중하는 장면, 엄흥도가 활시위로 단종을 떠나보내는 장면 등을 패러디한 10~30초 남짓한 동영상들은 많게는 280만여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들 밈에는 "나 이제 가려합니다 / 아픔은 남겨두고서 / 당신과의 못다한 말들 / 구름에 띄워놓고 가겠소"라는 가사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지난해 가수 한즈가 영화 '사도'(2015) OST를 리메이크한 '꽃이 피고 지듯이'다.

지난 6일 틱톡에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게임 형식의 영상 '단종의 역습'이 올라왔다.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단종이 "네 이놈"이라 외치며 화살을 쏴 한명회를 맞추면 수양대군이 영화 '관상'의 유명한 대사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며 등장한다. 이어 단종이 도망치는 수양대군을 쫓아가자 '왕사남'에 등장한 호랑이가 수양대군을 덮친다.
그런가 하면 7일 인기 캐릭터 '티니핑' 인스타그램 계정은 '왕과 사는 핑'이라는 패러디 포스터를 발 빠르게 올렸고,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는 틱톡 채널에 "듀오도 왕사남에 빠져버렸다"는 게시물을 올려 하트 3천600여개를 받았다.

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