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참전 러시아 군인, EU 출입 금지되나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러시아 군인 수십만 명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에스토니아가 제안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다수의 러시아 군인들이 종전 이후 유럽에 오길 원한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차흐크나 장관은 이런 일을 EU 시민들에게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이들은 매우 위험한 사람"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제안과 관련해 dpa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래 전투에 참여한 러시아 국민은 약 15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64만명은 아직도 현역으로 배치돼 있다. 이들은 전투 경험과 폭력 사용이라는 특성을 공유하며,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상대로 한 전쟁 범죄, 기타 잔혹 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문건의 작성자는 "이들의 EU 진입과 체류는 폭력 범죄의 일반적인 위험을 수반할 뿐 아니라, 조직범죄, 극단주의 운동 등이 침투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전직 전투원들은 특히 러시아 정보기관의 손쉬운 포섭 대상이 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는 또한 러시아 내에서 이미 우크라이나 참전 경험을 지닌 전투병들과 폭력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며 상당수의 귀환병들이 중범죄를 저질렀고, 작년 상반기에 이들이 저지른 범죄 건수가 15년 만에 최다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최대 18만명의 죄수들이 특수부대에 직접 채용돼 전장에서 싸웠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는 따라서 모든 EU·솅겐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확인된 모든 러시아 국민들을 상대로 전면 입국 금지, 비자와 체류증 거부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솅겐 국가는 솅겐 협약에 따라, 가입국 간 이동 시 국경 검문소에서 여권 검사나 비자 심사 없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유럽 29개국을 의미한다.
하지만, 나라별로 비자 발급 규정이 상이한 까닭에 이같은 제안을 이행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게 외교관들의 지적이다. 만약 허위 정보를 제공할 경우 이들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적이 있는지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의 문제도 존재한다.
에스토니아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전투병 260명 이상의 비자 발급을 차단한 자국의 조치를 예로 들면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의지라고 주장한다고 dpa는 전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