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종전 합의 매우 가까워…1주일간 엄청난 진전"(종합2보)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 합의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7일)을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나는 우리가 (종전안)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9개월 동안 8개의 전쟁을 끝냈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는 "지난 1주일간 내 팀은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또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기존 28개 조항 평화구상은 양측의 추가 의견을 넣어 세밀하게 조정됐으며, 이견은 몇개 조항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을 통해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줄인 새 초안을 도출했으며, 이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6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변경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 평화구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라고 지시했으며, 동시에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을 만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모든 진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적으로 고대하지만, 종전 합의가 마무리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전통에 따라 칠면조 두 마리를 '사면'했다. 그는 이들이 도축돼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완전하고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 대통령의 사면권을 행사한다고 선언했다.
백악관은 온라인 국민 투표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사육된 이들 칠면조를 '고블'과 '웨들'로 명명했다. 고블(Gobble)은 '게걸스럽게 먹다'라는 뜻으로 칠면조가 내는 소리를 뜻하기도 한다. 웨들(Waddle)은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칠면조의 이름을 "'척'과 '낸시'로 부를까 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선 내가 절대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적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같은 당 여성 거물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겨냥한 것이다.
또 지난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사면한 칠면조 '피치(Peach)'와 '블러썸(Blossom)'을 거론하며 "작년 사면은 무효"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졸린 조 바이든"이 "사면에 오토펜(자동 서명기)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졸린 조 바이든'과 '오토펜'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체력과 인지력 저하를 공격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블과 웨들을 가리켜 "이들은 미국 대통령에게 헌정된 칠면조들 중 가장 큰 두 마리"라며 "각각 50파운드(약 22.7kg)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와 폭력이 만연하다'는 이유로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하는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거론하며 "시장은 무능하고, 주지사는 크고 뚱뚱한 게으름뱅이(big fat slob)"라고 비난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와 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이들은 시카고에 대한 주방위군 투입을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몇 파운드 정도는 빼고 싶다"면서도 "추수감사절에는 절대 빼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칠면조 고기를 먹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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