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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女 마라톤 선수 성추행 논란 당사자 직접 입 열다…"본질은 성추행 아닌 극심한 통증, 공식 사과 없었다"
엑스포츠뉴스입력

최근 인천국제마라톤에서 발생한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의 선수 신체 접촉 논란과 관련해 당사자인 마라토너 이수민(삼척시청)이 침묵을 깨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수민은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시 김 감독의 강압적인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과 충격을 받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논란의 장면은 이수민이 여자 국내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포착됐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이수민을 김 감독이 뒤에서 잡아주는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발생했고, 이를 생중계로 지켜본 시청자들 사이에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 감독은 1990년대 한국 마라톤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로, 이번 논란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성추행 논란이 커지자 당사자 이수민이 직접 나섰다.
입장문에서 이수민은 "최근 골인 직후 발생한 신체 접촉 논란과 관련해 직접 경험한 사실을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 여부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점"이라며 성추행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고 바로잡았다.
다만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며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수민은 이후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행동이 부적절했고 통증이 있었다"고 항의했다. 동시에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다. 선수 입장에서 예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과나 인정은 전혀 없었고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했다"면서 오히려 김 감독이 공식 조사 전 단독으로 해명 영상을 올리며 본인의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수민은 현재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2주 치료 소견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일로 팀 재계약이나 선수 생활 지속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사실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수민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삼척시청 마라톤 선수 이수민입니다.
최근 골인 직후 발생한 신체 접촉 논란과 관련하여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 여부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옆에서 갑 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 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습니다.
이 모습이 그대로 영상에 남아 많은 분들의 논란을 불러온 것입니다.
그때는 상황 파악조차 어려웠고, 이후 앞으로 걸어나오면서 그 행동 을 한 사람이 감독님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통증과 받아 들이기 어려운 행동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골인 직후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셔서 통증이 있었다", "그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감독님께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예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과나 인정은 전혀 없었고,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하셨습니다. 저에게 논란이 있던 행동에 대한 사과도 없으며, 그 후로도 개인적·공식적인 어떤 사과나 연락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후 사건 공식 조사 과정에서도 감독님은 조사 전 단독으로 해명하는 듯한 영상이 올라와 본인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먼저 밝히는 모습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수를 보호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조사도 없이 해명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은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운 경험이 었습니다.
논란이 커진 이후에도 감독님은 저에게 찾아와 상황을 해결하거나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이후 저는 시청 조사 과정에서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드렸고, 현재도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에서 2주 치료 소견을 받고 회복 중입니다.
또한 사건 전후 과정에서, 저는 일부 소통과 지시가 반복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경기력이나 계약과 관련된 압박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으며, 관련된 모든 사실은 시청 조사 과정에서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일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실제로 경험한 통증과 상황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확인되지 않은 비난과 추측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실 저는 시합에 집중하고 기록을 만들어야 하는 선수로서, 이런 해명문을 직접 올리는 일 자체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글을 써야 하는 상황 자체가 마음이 무겁고, 이번 일을 정리하기 위해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 내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이번 일이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있습니다.
이번 일로 팀 재계약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또한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축제 같은 대회에서 이런 논란이 발생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기록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으로 인해 팀 동료들, 관계자분들,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불편한 모습을 보여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선수로서 종목의 이미지에 부담을 드린 부분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걱정과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더 성숙한 자세로 경기력과 책임감 모두에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이수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