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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다카이치 '대만문제' 논의했나…日정부 'NCND'로 일관

연합뉴스입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25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간 전화 통화에서 대만을 둘러싼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일본 정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자세로 일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도 동석했다"며 "(양국 정상은) 일미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정세와 과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중 관계 상황에 대해 설명했고,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해 말했다"며 "전체적으로 25분간의 대화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했다.

기하라 장관은 "일미 정상이 현재의 국제정세에서 긴밀한 협력을 확인할 수 있던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미국과는 평소 중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폭넓은 분야에 대해 여러 단계에서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일 정상 간에 대만 관련 대화가 있었는지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얻었는지와 관련해서는 "일미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와 여러 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가운데 이번에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을 포함해 최근 미중관계 상황에 대해 설명이 있었다"고만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고 "다카이치 총리가 이미 취재진에 응답한 대로"라며 "그 이상의 언급은 삼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 갈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입장 표명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는 "하나하나의 문제에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모두 지지한다든가, 지지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식의 의견 전달은 지금까지도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중국 측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국제무대에서 여론전을 강화하는 데 대해서는 "사실에 반하는 주장은 제대로 반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응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이날 오전 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통화 요지를 설명했지만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에 관해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중국 신화통신은 전날 미중 정상 간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 내용을 소개한 소셜미디어(SNS) 글에서 대만 문제나 중일 갈등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한 이후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여행 및 유학 자제 권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을 통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외무성에서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만났으나 이와 관련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취재보조:김지수 통신원)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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