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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0G이라니' 한화 투수 왕국 피해자? "한 번은 1군 갈 줄 알았는데…아쉬워하는 사람도 없더라" [고척 인터뷰]
엑스포츠뉴스입력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투수 배동현이 4년 묵힌 1군의 한을 풀 수 있을까. 강력한 한화 이글스 마운드 뎁스를 뚫기 어려웠던 배동현은 새 팀에서 부여받을 기회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키움 구단은 지난 19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배동현을 지명했다.
1998년생 우완 배동현은 2021년 신인 2차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배동현은 데뷔 시즌인 2021시즌 1군 20경기(38이닝)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 4.50, 26탈삼진, 25볼넷을 기록했다.
이후 상무야구단에 곧바로 입대한 배동현은 2023시즌 팀 복귀 뒤에도 1군 등판 기록 없이 퓨처스리그 경기 마운드에만 올랐다. 배동현은 2024시즌 퓨처스리그 29경기 등판(29⅔이닝) 5승 7홀드 평균자책 0.30, 32탈삼진, 8볼넷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25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37경기 등판(41⅔이닝) 3승 4패 4홀드 평균자책 4.32, 43탈삼진, 10볼넷이었다.
배동현은 2024시즌과 2025시즌 준수한 퓨처스리그 성적에도 끝내 1군 등판 기회를 한 차례도 부여받지 못한 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겼다.
배동현은 24일 2차 드래프트 이적생들과 함께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키움 설종진 감독과 첫 인사를 나눴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배동현은 "지명 전까지 별생각 없었는데, 막상 이 자리에 오니 실감이 난다. 키움이 날 필요로 해줬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적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건 다름 아닌 동료들의 전화였다. 배동현은 "솔직히 이적 자체를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갑자기 장난 전화처럼 연락이 와서 설마 했는데, 정우람 코치님에게 전화가 오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고 전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한 질문에 배동현은 "볼넷을 적게 내주는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이라며 "구속은 146km/h 정도지만, 익스텐션과 수직 무브먼트로 타자 입장에서 더 빠르게 느껴질 수 있는 공"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키움에서도 무조건적인 기회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그는 "남들보다 한 두번 더 기회가 온다고 해도, 거기서 내가 증명하지 못하면 다시 똑같다"며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쌓아왔던 경쟁력을 1군 마운드에서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화에서의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동현은 "지난 호주 캠프 때 페이스가 좋았는데, 일본 연습경기에서 한 번 크게 무너진 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지 않더라. 지난해, 올해 다 이번엔 되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한 번은 1군에 올라갈 줄 알았는데, 결국 그 기회가 오지 않더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동료들이 기회가 언제 오냐고 물을 때마다 나도 모르겠더라. 투수 뎁스(선수층)가 워낙 강한 팀이라 이해는 된다"면서도 "이제는 아쉬움을 털고 여기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연고가 있는 배동현은 키움에 합류하면서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배동현은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들어가니까 오히려 불편하더라. 잘 되면 독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마지막으로 배동현은 "2021년 이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준비를 멈춘 적은 없기에 조금씩 보여드릴 것"이라며 "내년엔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사진=고척, 김근한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키움 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