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세계

美 "센카쿠 포함한 日방위공약 확고"…연이어 다카이치 지원사격(종합)

연합뉴스입력
'대만과 교류 확대' 법안 상원 통과…대만 무기 판매 승인 "미일 정상, 지난달 美항모 함께 승선…군사동맹 업그레이드 기정사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차병섭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와 의회가 잇따라 다카이치 총리와 대만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미 국무부 토미 피곳 수석 부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일본이 관할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 미일 동맹과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일 동맹은 여전히 인도·태평양 평화·안보의 초석"이라면서 "대만해협·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무력이나 강압 등을 통해 현상을 변경하려 하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는 미국이 대중 견제 메시지로 자주 활용하는 문구다. 해당 문구는 지난 14일 한미가 공동으로 발표한 정상회담 팩트시트에도 담겨있다.

미 국무부 토미 피곳 수석 부대변인 소셜미디어 게시물[소셜미디어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발언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일본이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한 뒤 중국이 여행·유학 자제령과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중단 등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나왔다.

또 중국군이 전투태세 과시에 열을 올리고 일각에서 중일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군의 군사 활동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미국 측이 일본 본토뿐만 아니라 센카쿠 열도에 대한 안보 공약까지 확인한 것이다.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대사도 전날 도쿄 외무성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면담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에 대해 "중국의 전형적 경제 위압"이라면서 일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글라스 대사는 같은 날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도 "위압적 수단에 호소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끊어내기 어려운 악습 같다", "동맹국인 일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며 일본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산 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연합조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일본·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발언에 그치지 않는다.

미 상원은 지난 18일 '대만 보장 이행법'을 이견 없이 통과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40여년간 공직자들이 대만과 교류하는 것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해왔는데, 이 법은 국무부에 "대만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부과해온 제한을 없앨 기회·계획을 찾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국무부가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할 경우 대만 고위층의 미국 방문을 포함한 양측의 공식 교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이 강력히 반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국방부도 13일 대만에 3억3천만 달러(약 4천867억원) 규모 전투기 부품 판매 건을 승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처음이었다.

미 국방부는 17일에도 방산업체 RTX가 미국산 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삼스(NASAMS) 관련 장비 6억9천894만 달러(약 1조310억원) 상당을 대만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고 공개했다.

연합조보는 중국의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 덕분에 발언 철회를 거부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입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이번 사안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현재로서는 중일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딩수판 대만정치대학 동아시아연구소 명예교수는 미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뉴욕 경유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은 중요한 정치적 입장 표명이며 대만 안보를 고도로 중시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지난 몇 년간 대만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준비해왔다. 여기에는 외교·전략·군사 방면의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된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매우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다카이치 총리가 너무 분명하게 말하다 보니 중국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당시 미일 정상이 미 항공모함에 함께 승선한 점을 거론하면서 "미일 군사동맹의 업그레이드는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ki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32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