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9월의 게임 뉴스 TOP7 "역대급 도쿄게임쇼 성료"
도쿄게임쇼로 상징된 글로벌 교류의 달이었다. 2025년 9월, 일본 현장에서 한국과 세계 주요 게임사들이 신작과 전략을 공개했고, 산업 전반에 걸쳐 굵직한 제도 개편과 기업 인수 소식이 이어졌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보안과 규제, 시상 체계가 정비되며 산업 구조의 변화가 본격화됐다.
1. 도쿄게임쇼 2025, ‘Unlimited’ 슬로건 아래 성황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도쿄게임쇼 2025(TGS 2025)’가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렸다. 올해 주제는 ‘Unlimited’로, 게임의 미래를 제한 없이 확장한다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행사는 비즈니스 데이(25~26일)와 퍼블릭 데이(27~28일)로 구분돼 진행됐으며, 772개사·4,083개가 넘는 부스가 마련됐다. 참가 기업에는 캡콤, 스퀘어에닉스, 코에이테크모 등 일본 주요 퍼블리셔는 물론, 넥슨·넷마블·펄어비스 등 한국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올해 TGS는 AI·클라우드·멀티플랫폼 전환 등 산업 기술 전반이 반영된 점이 특징이었다. 또한 현장 전시와 동시에 온라인 방송도 병행돼 전 세계 게이머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부스가 시연존·포토존·라이브 공연·개발자 토크 세션을 결합해 하나의 몰입형 공간을 구성했다. CESA는 행사 종료 후 비즈니스 매칭 3,591건, 공식 프로그램 21편 글로벌 동시 송출 등 산업적 성과도 함께 공개했다.
한국 게임관은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 주도로 운영됐으며, 총 15개 국내 개발사가 참여해 신작을 시연하고 바이어 미팅을 진행했다.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연계 확대를 목표로 한 실질적 교류 무대로 평가됐다.
2. EA, 550억 달러 규모 인수합의…주목받은 게임 산업 M&A

일렉트로닉 아츠(EA)는 9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실버레이크(Silver Lake),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의해 약 550억 달러(약 76조 원) 규모로 인수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EA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당 210달러 현금 지급”을 조건으로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내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수 이후 EA는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되며, 앤드루 윌슨 CEO를 중심으로 현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인수는 역대 최대 규모 차입매수(LBO)로 기록됐다. EA 측은 “전 세계 수억 명의 플레이어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장기적 선택”이라고 설명했으나, 일부 외신에서는 차입금 중심의 인수 구조가 재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PIF는 이미 캡콤·닌텐도·SNK 등에도 투자해 왔으며, 이번 인수로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장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EA의 핵심 IP ‘피파(FC)’, ‘심즈’, ‘배틀필드’ 시리즈의 운영 방향 변화가 향후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 ‘블루 아카이브’ CDN 변조 사건…보안 신뢰도에 경종

9월 초,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글로벌 서버에서 콘텐츠 노출 이상 현상이 보고됐다(일명 ‘코유키 사태’ 혹은 ‘Koyukification’). 일부 배너와 웹뷰 화면이 변조된 채 노출되며 유저 불만이 제기됐고, 넥슨은 즉시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해킹 공격자는 외부에서 CDN 설정 파일 일부에 접근해 이를 네덜란드 IP 주소로 리디렉션하는 방식으로 구성 요소 일부를 변경했다. 이로 인해 이용자 화면에서는 비정상 배너 노출, 카페 내 캐릭터 복제, 특정 유튜브 콘텐츠 노출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공식 공지를 통해 “원인은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설정 파일이 외부에서 변조된 것”이라며, 게임 서버 및 데이터베이스에는 침입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개인정보·결제 정보 유출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후속 조치로 CDN 접근 권한 제한과 내부 보안 절차 점검을 시행했다.
이번 사건은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게임사 보안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CDN은 전 세계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핵심 경로인 만큼, 관리 권한이 탈취될 경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외 업계에서는 “보안은 게임 품질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넥슨은 이후 보안 담당 부서 조직 개편과 외부 보안 감사 강화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4. 게임법 전면 개정안 발의…‘게임위 기능 조정’ 핵심

9월 말, 조승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번 개정안은
위원회(게임위)의 기능을 한국게임진흥원 산하로 이관하거나 축소하고, 민간 자율등급사업자 제도 확대를 포함한 구조 개편을 담고 있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산업 진흥을 병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등급 심의의 공공성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조항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P2E(Play to Earn) 게임 허용 범위, 아케이드 게임 경품 기준 등과도 맞물려 있어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게임 산업 행정 구조가 크게 바뀔 전망이며, 향후 시행령 단계에서 각 기관의 권한 조정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산업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이용자 보호 기준은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5.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제화 효과 분석 본격화

8월 시행된 개정 게임산업법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가 법적 의무가 된 이후, 9월에는 국내외에서 그 효과를 분석하는 보고서와 연구가 이어졌다. 이 조항에 따라 게임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획득 확률을 명시해야 하며, 위반 시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규정도 논의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중순 주요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확률 정보 표시 위치와 접근성, UI 설계 기준 점검을 실시했다.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조항이 시행된 만큼, 업계 전반의 법 준수 체계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이와 함께 업계는 이용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률 정보 통합 페이지’, ‘표준화된 용어표시’ 등을 도입하고 있다. 규제 일변이 아닌 투명성 기반 신뢰 회복이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6.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접수 개시…평가 방식 투명성 강화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는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출품 접수를 받았다. 올해는 일반 유저·미디어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식 반영하고, 심사 이후 점수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심사 투명성을 높였다.
총 12개 부문에 걸친 평가가 진행되며,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은 자동 후보로 포함된다. 시상식은 11월 중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일부 부문에서 “평가 기준 불명확” 비판이 제기된 이후 개선안을 적용한 첫 사례로, 산업계에서는 “정량 평가 확대가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협회는 향후 시상 참여 기업의 공정성·준법서약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7. LCK 2025, 젠지 e스포츠 통산 6회 우승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2025년부터 스프링·서머 이중 리그를 통합한 단일 시즌 체제로 개편됐다. 이 변화 속에서 젠지 e스포츠(Gen.G) 가 9월 28일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3:1로 제압하며 초대 단일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 MVP는 ‘룰러(박재혁)’이었고, 젠지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6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라이엇게임즈는 개편 취지를 “리그의 연속성과 팬 경험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은 일정과 포맷이 길어진 대신, 장기 서사와 선수 성장 스토리가 강조됐다. 시청률과 중계 조회 수도 전년 대비 상승했고, 젠지는 이번 우승으로 월드 챔피언십 1시드 진출권을 확보했다.
국내 e스포츠 업계에서는 젠지의 장기적 운영 모델과 유소년 리그 투자 전략이 다른 팀의 벤치마크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