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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모자 쓰고 온 무라카미 다카시, 서울서 귀여운 여름방학 시작

연합뉴스입력
연작 '슈퍼 플랫 플라워' 등 11점 선보여…APMA 캐비닛서 내달 11일까지
한국에서 개인전 개최하는 무라카미 다카시(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검은색 가운을 걸치고 긴 흰 머리를 휘날리며 동그란 안경을 쓴 남성이 방긋 웃는 얼굴에 알록달록한 꽃잎이 달린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일본 팝아트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63)다.

세계 최대 화랑인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는 2일부터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프로젝트 공간인 APMA 캐비닛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을 연다.

'활짝 웃는 꽃'(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에서 열린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에서 참석자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가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재료, 기법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2025.9.1 jin90@yna.co.kr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자기가 만든 캐릭터 '슈퍼 플랫 플라워' 모자를 쓰고 나타난 무라카미는 자신이 20여년 전에 제시한 '슈퍼 플랫'의 개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 플랫은 일본의 전통미술과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 문화를 조화시킨 것에서 출발해 고급문화나 하위문화, 전통과 현대적인 것, 독창성과 모방, 동양과 서양 등 모든 분야에서 위계가 없이 수평화한다는 개념이다.

이번 전시에도 슈퍼 플랫에서 출발한 무라카미의 대표 연작 '슈퍼 플랫 플라워'가 여러 점 걸렸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이어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오면서 지식을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고 있다"며 "모두가 수평인 사회로, 플랫함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세계(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에서 열린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가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재료, 기법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2025.9.1 jin90@yna.co.kr

이번 전시에는 에도시대 화가 '오가타 고린'의 작품을 무라카미 방식으로 오마주한 작품도 걸렸다. 무라카미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해골 문양이 양각된 금박 위에 일본 전통 회화에 나오는 붉은색, 분홍색, 흰색 접시꽃을 그린 병풍이다.

해골 문양 금박 위에 '슈퍼 플랫 플라워'로 가득 채운 '서머 베케이션 플라워스 언더 더 골든 스카이'(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무라카미는 "최근 나온 쇼군이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원작 소설이나 드라마 모두 외국인이 일본을 보는 시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며 "그 시대가 갖고 있던 것을 내 입장에서 표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나온 작품"이라고 말했다.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 개인전 개최(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에서 열린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가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재료, 기법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2025.9.1 jin90@yna.co.kr

이번 전시회 이름에 여름방학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에는 "일본에서는 여름방학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더라도 모든 일은 여름방학과 함께 시작되고, 방학이 끝나면 사건도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이비통, 오프 화이트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나 지드래곤, 블랙핑크, 뉴진스 같은 케이팝 아이돌과도 협업했다. 최근에는 힙합 가수들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이런 협업에 대해 무라카미는 "이들이 나와 왜 나를 불러주고 협업하려 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모른다고 했지만, 그의 목에 걸린 화려한 목걸이와 머리에 쓴 꽃 모자, 천진난만한 표정, 수평을 추구하는 정신을 보니 젠지 세대(Gen-Z·1997∼2006년생) 대표 아이콘들이 왜 그와 협업하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세계(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APMA 캐비닛에서 열린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가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재료, 기법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2025.9.1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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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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