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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트리플 악셀 미쳤다!…'쌍둥이 언니' 김유재, 주니어 GP 역전드라마→은메달 획득
엑스포츠뉴스입력

한국 여자 피겨의 미래를 밝히고 있는 쌍둥이 자매 중 언니인 김유재(16·수리고)가 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첫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은메달을 따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뒤집기에 성공하고 시상대 한 곳을 차지했다.
김유재는 30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우미트코이 아이스 스케이팅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5-2026 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51점, 예술점수(PCS) 58.07점, 합계 133.58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36.05점, PCS 26.47점으로 합계 62.52점을 얻었던 김유재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포함해 총점 196.10점을 찍고 오카 마유코(일본·199.17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유재는 쇼트프로그램에선 5위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선 가장 높은 점수를 챙기면서 순위를 3계단 끌어올리고 웃었다. 김유재의 이번 대회 총점은 2023년 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렸던 2023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했던 자신의 종전 최고점수 193.62점을 2.48점 뛰어넘은 개인 최고점 신기록이다.
아울러 김유재는 3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동메달 차지한 것에서 벗어나 생애 처음으로 이 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재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드라마를 펼친 원동력은 한국 여자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성공시킨 트리플 악셀의 안정적인 착지가 컸다.
김유재는 지난 2022년 8월 프랑스 쿠르쉐벨에서 열린 ISU 주니어 그랑프리 프리스케이팅에서 3회전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 회전이 ¼ 부족했다는 '쿼터 랜딩' 표시가 붙었으나 안정적으로 착지하면서 2019년 10월 유영 이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트리플 악셀을 뛴 여자 피겨 스케이터가 됐다.
첫 국제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뛰어 국내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유재의 비기인 트리플 악셀이 빛을 발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유재는 첫 과제로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 훌쩍 뛰어올라 빠른 속도로 3바퀴반을 돌고는 완벽한 착지를 해냈다. 기본 점수 8.00점과 수행점수(GOE) 1.60점을 쓸어 담았다.
상승세를 탄 김유재는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까지 클린 처리하면서 GOE 1.35를 얻었다.
세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기본점수 5.30) 때 GOE 0.23점을 얻었으나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을 받았다. 이날 나온 유일한 지적 사항이었다.
김유재는 흔들림 없이 트리플 루프(기본점수 4.90)를 뛰어 GOE 0.70을 받았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수 3.50)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처리했다.
김유재는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연기도 완벽했다.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더블 토루프 시퀀스 점프(기본점수 11.55),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8.25), 트리플 살코(시본점수 4.73)를 모두 흠결 없이 수행했다. 세 차례 점프에서 GOE를 각각 0.34점, 0.96점, 0.68점 챙겼다.
7개의 프리스케이팅 점프를 모두 해낸 김유재는 플라잉 카멜 스핀(기본점수 3.20)을 최고난도인 레벨 4로 해내면서 GOE 0.73점 추가했다. 코레오시퀀스(기본점수 3.00)을 마친 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수 3.50) 때 다시 레벨4를 수행하면서 GOE 0.89를 얻고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유재는 연기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링크 방향으로 내리치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기다리던 김유재는 133.58점이 나오자 입으로 '오~' 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번 기뻐했다.

ISU는 주니어 여자 싱글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수행과제로 채택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김유재도 쉬운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을 뛸 수밖에 없었고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트리플 악셀이 가능한 프리스케이팅에선 달랐다. 첫 과제로 3회전반 점프를 완벽하게 일궈낸 김유재는 좋은 리듬을 유지하면서 최고의 연기를 펼쳐보였다.
김유재는 쌍둥이 동생인 김유성(수리고)과 함께 한국 피겨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김유성 역시 트리플 악셀을 뛸 수 있다보니 두 자매는 한국 여자 피겨의 새 전성기를 열어젖힐 쌍두마차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다만 둘 모두 2009년생이어서 내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엔 출전할 수 없고, 2030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알프스 동계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ISU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