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남매 이어 부모까지…인기 업고 변주하는 '연애프로'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예능계 대세로 떠오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하 연프)이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짝'을 찾는 일반인 남녀 출연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연애 도우미'로 나서는 등 형식이 다양해지면서다.
24일 방송가에 따르면 SBS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맞선캠프'라는 이름으로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 모집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연애 리얼리티와 달리 결혼 적령기의 미혼 남녀와 부모가 함께 '동반 합숙'을 하며 자녀의 짝을 찾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또 tvN 스토리·E채널 공동 제작으로 지난 20일부터 방송한 새 예능 '내 새끼의 연애'에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출연한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배우 이종혁, 개그맨 김대희 등 연예인 부모들이 스튜디오 패널로 등장해 각자의 자녀들이 데이트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른바 '연프'의 시초는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MBC에서 방송된 '사랑의 스튜디오'다.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방영된 SBS '짝'이 본격적으로 합숙 형식의 연애 리얼리티를 만들었다. 그 계보를 이어 2021년부터 방송된 ENA·SBS 플러스 '나는 솔로'는 마니아를 형성하며 현재까지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채널A '하트시그널'과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 넷플릭스 '솔로지옥' 등은 한동안 주춤했던 연애 리얼리티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비연예인이지만 연예인 못지않은 선남선녀 출연자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일부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채울 수 없었던 '도파민'(쾌감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충족을 위해 연애 리얼리티만 골라 보는 마니아층이 생기기도 하고, 이를 시청하는 후기 영상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문화도 형성됐다.

그러나 '일반 출연자가 연애를 한다'는 똑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매년 우후죽순 생겨나자 일각에서는 비슷한 그림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최근 방송가에서는 한끗이 다른, 새로운 콘셉트의 '연프'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환승연애'는 전 연인, JTBC '연애남매'는 남매와 함께 합숙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각각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이혼 경력이 있는 출연자들만 모은 MBN '돌싱글즈'나, 50대 이상 중년층의 연애를 다룬 JTBC '끝사랑', MZ세대 점술가들이 등장한 SBS '신들린 연애' 등 출연자 특성에 초점을 맞춘 경우도 있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연애가 서툰 '모태솔로'들만 출연자로 모집해 '한끗 차이'를 만들어 냈다. tvN '진짜 괜찮은 사람'은 연예인이 주선자가 돼 자기 친구를 소개하는 '절친 매칭' 리얼리티로 변화를 꾀했다.

방송가에서는 '연프'에 대한 시청자 수요가 계속되는 만큼 다양한 변주를 거친 '연프'들이 꾸준히 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이제 '연프'는 빼놓을 수 없는 예능 프로그램 소재가 됐다"면서도 "다른 프로그램 대비 새로운 특징이 있어야 하고, 일반인 출연자 섭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검증도 잘해야 해 제작자들의 고심이 점점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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