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트럼프·이재명 북미대화 제안에 김정은 호응할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북한이 이에 호응할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그것(만남)을 추진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올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거듭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김 위원장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를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조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라며 사실상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미국과 대화에 선을 그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는 가운데 이런 원칙을 깨고 '핵 군축 협상'과 같은 전격적인 조건을 내걸지 않는 한 북한이 미국과 마주 앉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실질적 회담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확신 없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의 담화에 '조건부'가 달렸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가 가능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미국과 "마주 앉을 일 없다"면서도 '낡은 사고방식에 집착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이 대목을 비핵화 아닌 다른 목적의 대화는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비핵화 협상이 아닌 그림을 만들면 만날 가능성이 높다"며 "'하노이 회담'을 반복하고 싶지 않으니 확실한 개런티를 달라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핵 동결이나 핵 군축, 군비통제 등 '스몰 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런 경우 북측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9년과 달리 북한에 '혈맹'에 가까운 러시아라는 뒷배가 생겼다는 점은 변수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 여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러시아와 동맹을 맺으면서 북한의 대외 정책이 다소 러시아에 종속된 측면이 생겼다"며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도 북한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러시아와의 정책 공조 아래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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