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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코리아포럼 케냐서 개막…트럼프시대 한·아프리카 공동대응

연합뉴스입력
정동영 통일장관 영상연설 "한반도 평화에 아프리카 협력 당부"
'아프리카를 잇다' 세계코리아포럼2025 케냐서 개막(나이로비=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국립대 UN타워 6층 찬다리아공연예술센터에서 세계코리아포럼2025 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8.7 sungjin@yna.co.kr

(나이로비=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지난 25년간 해마다 한반도 평화·통일과 디아스포라 등을 주제로 지구촌 주요 지역에서 열려온 세계코리아포럼이 올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사단법인 국제코리아재단(상임의장 이창주)은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국립대 유엔타워에서 '아프리카를 잇다: 아프리카 문명사와 분단 한반도'를 주제로 제26회 세계코리아포럼을 열었다.

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6개국 100여명의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 등이 참석한다.

행사는 개막포럼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한반도, 국제관계, 의회 외교, 경제, 인문·디아스포라 등 7개 세션으로 이뤄진다.

강형식 주케냐 한국대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지난해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이후 한국과 아프리카 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최근 지정학적 환경변화와 세계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모세스 웨탕굴라 케냐 국회의장은 조지 피터 칼루마 여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정학적으로 격동하는 트럼프 시대에 나이로비에서 서울까지 공동으로 글로벌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번 포럼은 아프리카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사람 대 사람, 국가 대 국가의 교류를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 대회장이자 '아프리카의 가발왕'으로 알려진 최영철 사나그룹 회장은 인사말에서 "아프리카는 세계 최대의 성장 허브 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으며 경이로운 잠재력을 열어줄 '젊은 대륙'이자 경제성장의 잠재력도 풍부하다"라고 소개했다.

케냐의 제네바 주재 유엔대사를 역임한 마리아 은조마 나이로비대 석좌교수는 "아프리카는 30대 이하 연령층이 전체 14억 인구의 70%를 차지한다"면서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40년 전후 장기 독재의 문제를 아프리카 스스로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라도 젊은 층에 힘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들의 디지털화에 파트너 국가인 한국도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발표하는 패트릭 루뭄바(왼쪽) 아프리카 거버넌스 리더[촬영 김성진]

패트릭(PLO) 루뭄바 아프리카 거버넌스 리더는 "식민시대 때 국경이 인위적으로 획정된 아프리카와 분단된 한반도는 식민지 유산 아래 아직도 신음하고 있다"라면서 양측이 평등과 존엄, 자기 결정권에 기초한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함께 건축해가자고 열정적으로 발표했다.

김숙 전 유엔 대사는 "한국은 과거에 받았던 국제사회의 혜택을 되돌려주고 책임 있는 미들파워(중견국가)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면서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와 단순한 원조 공여국 대 수원국 관계를 넘어 공동의 미래를 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세션에서는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한반도 광복 분단 80년사와 평화통일 실현 전망'을 주제로 한 줌 영상 기조연설에서 이창주 의장의 노력으로 코리아포럼이 26년째 국제 주요 무대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평화에 대한 아프리카의 협력을 당부했다.

정 장관이 지난 7월 25일 취임 이후 국제무대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여현철 국민대 교수와 이병두 국제코리아재단 이사,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가 발제와 패널에 참석했다.

이밖에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에서 지나친 상업차관과 부채상환 문제, 현지 핵심광물 개발 등에 대해서는 임반석 청주대 교수, 서상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발표했다. 주스투스 투티 아프리카정책연구소 대외협력센터장은 중국의 인프라, 한국의 기술이 아프리카와 삼각 협력을 이룰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김수원 한국외대 교수가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 협력 등에 대해 발표하고 루데키 츠웨야 케냐국가대학원 교수는 "한국과 아프리카는 똑같이 식민지배를 당했는데 왜 한국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왜 우리는 그렇지 못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잇다' 세계코리아포럼2025 케냐서 열려(나이로비=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국립대 UN타워 6층 찬다리아공연예술센터에서 세계코리아포럼2025 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8.7 sungjin@yna.co.kr

재단은 2000년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일본 히로시마,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호주 시드니, 카자흐스탄 알마티, 스웨덴 스톡홀름, 라오스 비엔티안,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 세계 도시를 돌며 매년 포럼을 개최해왔다.

한편 이날 포럼 회의장 바깥에서는 나이로비 한국어학과 학생 5명이 와서 케이팝 춤 연습을 해 눈길을 끌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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