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턴 삼성·'집사게이트' 휘말린 키움…증권가 명암
연합뉴스
입력 2025-07-17 17:08:26 수정 2025-07-17 17:08:26
'40조' 발행어음 시장 도전한 증권사들 희비 엇갈려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그룹 오너나 임직원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17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4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한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 진입을 위한 인가를 앞두고서 돌발성 악재에 직면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오랜 리스크를 털어낸 기업도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증권사는 삼성증권[016360]과 키움증권[039490],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5곳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만기 이하의 금융상품이다. 지금까지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등만 발행해 왔다.

인가 여부를 좌우할 관문 중 하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예컨대 삼성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려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구속되면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대법원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10년간 이어진 사법리스크의 족쇄를 벗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앞두고 삼성증권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난감한 처지에 놓인 모양새다.

키움증권의 경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이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키움증권이 2023년 한국증권금융 등과 함께 렌터카업체 IMS 모빌리티에 투자하게 된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48)씨가 설립에 관여한 해당 업체는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등 기업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았다는 점에서 투자가 아닌 '대가성 자금'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샀다.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다른 도전자들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 있긴 마찬가지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그룹(이화그룹) 계열사인 이화전기[024810] 등이 1천7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의 부정거래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작년 12월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선물상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약 1천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내놓고 이 사실을 숨긴 임직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사건들인데다, 증권사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한다는 금융당국의 기조 등을 고려할 때 결정적 흠결로 작용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임직원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증권사 직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가조작·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 문제 될 수 있는 일은 절대 하지 말라는 주의가 내려졌다"면서 "이번 정부 '1호' 사건이 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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