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내달 4일 미국 뉴욕을 경유하는 해외 순방에 나설 예정이라고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라이 총통이 내달 대만 수교국인 남미 파라과이와 중미 과테말라, 벨리즈 등 3국의 국빈 방문을 위해 미국 본토를 경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이 총통이 내달 4일 미국 뉴욕을 거쳐 남미 유일한 대만 수교국인 파라과이 등을 방문하고 같은 달 14일 미국 댈러스를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아 변동 가능성이 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이 같은 해 11월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하는 첫 해외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올해 취임 1주년인 5월께 미국 휴스턴과 뉴욕을 경유하는 두 번째 해외순방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전 세계 교역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순방 계획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현재 대만 수교국은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 이외에 과테말라, 파라과이, 바티칸 시국(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 12개국이다.
중남미에서는 최근 몇 년간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의 손을 잡았다.
이외 관련, 집권 민진당 우쓰야오 입법원(국회) 간사장은 전날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 여부는 총통부(대통령실)의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당의 한 입법위원은 현재 민감한 무역 전쟁 시기에 대만 국가원수의 경유 외교의 예우를 기꺼이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통부가 지금까지 핵심을 피해 요리조리 피하고 있어 공개할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외부의 다양한 추측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상호 관세 협상 및 국가원수의 해외 순방이 모두 중요한 국가 의제이므로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전날 미국과 대만의 어떠한 형식의 공식 교류를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관련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은 대세를 인정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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