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 구축한 개성 있는 군사거점…'서천읍성' 사적 예고
연합뉴스
입력 2025-07-17 09:21:22 수정 2025-07-17 09:21:22
산지에 쌓은 연해읍성·촘촘한 치성…보존 상태 양호한 편


서천읍성 야경[서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천군 소재 '서천읍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7일 예고했다.

서천읍성은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기 위해 조선 초 세종 재위(1418∼1450년) 중 바닷가 요충지에 돌로 쌓은 연해읍성(沿海邑城)이다. 연해읍성으로는 드물게 산지에 축성됐다.

일제강점기인 1910년 내려진 '조선읍성 훼철령'으로 전국 읍성이 철거된 가운데 서천읍성도 내부의 공해(公廨)시설(행정·군사 등의 공무수행에 필요한 시설)이 훼손됐지만 성벽 대부분이 잘 남아있다. 전체 둘레 1천645m 중 93% 남짓인 1천535.5m가 잔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천읍성[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천읍성은 세종 20년(1438년) 반포된 '축성신도'(築城新圖)에 따른 '계단식 내벽'과, 세종 25년(1443년) 이보흠(李甫欽)이 건의한 한양도성의 '수직 내벽' 축조기법이 동시에 확인되는 등 축성정책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충청도읍지' 등 문헌에 따르면 서천읍성에는 접근하는 적을 퇴치하기 위해 성벽에 튀어나오게 쌓은 구조물인 치성(雉城)이 17개소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까지 조사 결과 16개소가 확인됐다.

서천읍성의 치성·방어용으로 추정되는 수혈유구·해자[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천읍성의 치성은 대체로 9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이는 세종 15년(1433년) 세종실록에 적힌 기준인 150보(약 155m)보다 촘촘한 것이며, 다른 읍성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특한 양식이다.

서천읍성에는 성 주위에 둘러 판 방어용 연못인 해자(垓字)도 있다. 성터가 높고 험해 해자를 파기 어렵다는 기록이 문종 1년(1451년) '문종실록'에서 확인되는 점에 비춰볼 때 축성이 일단 마무리된 후 나중에 추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서천읍성 성벽 및 치성 등 잔존 현황[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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