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여름 이적 시장이 본격적으로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언론이 내놓은 한 보도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가 라이벌 리버풀 FC와 연결됐다는 주장이다.
잉글랜드 최고의 두 클럽 간 이적은 지난 61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던 일로, 실현 가능성 자체가 낮은 시나리오로 평가받지만 해당 소식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6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리버풀이 마커스 래시퍼드를 여름 이적시장에서 잠재적 공격수 후보군에 포함시켰다"며, "그의 이름이 내부 회의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떠올랐으나, 구체적인 접촉이나 협상은 아직까지 진전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곧 영국 유력지 '스카이스포츠'의 '페이퍼토크' 코너에도 인용되며 확산됐다.
이후 영국 대중지 '더 선' 역시 "래시퍼드의 이름이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의 리버풀 공격진 보강 리스트에 언급됐다"고 전하며, "다만 구체화된 논의는 없으며,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도의 중심에는 맨유에서 전력 외로 밀려난 래시퍼드의 불안정한 입지가 있다.
루벤 아모림 감독 체제 하에서 래시퍼드는 지난해 12월 훈련 태도 및 경기력 문제로 1군에서 제외됐으며, 이후 애스턴 빌라로 임대를 떠났다가 올여름 맨유로 다시 복귀했다.
하지만 그는 복귀 이후에도 여전히 팀 훈련에서 배제된 상태이며, 안토니,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제이든 산초, 타이럴 말라시아 등과 함께 오후 5시 이후에만 훈련장 출입이 허용되는 '비전력군'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선수는 모두 이적을 허용받았으며, 래시퍼드 역시 새로운 팀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버풀은 현재 공격진 재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데일리 메일'은 "리버풀이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빌라), 요안 위사(브렌트퍼드), 빅터 오시멘(나폴리), 위고 에키티케(프랑크푸르트),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구체적인 문의가 있었고, 일부는 단순 관찰 수준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래시퍼드의 이름이 회의에서 언급됐다는 사실은 분명히 흥미롭지만, 현실적으로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맨유와 리버풀의 라이벌 구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치열한 라이벌로 꼽히는 양 구단 간 직접적인 선수 이적은 거의 전례가 없으며, 실제로 마지막 사례는 1964년 필 치즈널이 맨유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경우가 유일하다.
이후 61년 동안 어떤 선수도 두 구단 사이를 직접 오간 사례가 없다. 특히 2007년에는 가브리엘 에인세가 리버풀 이적을 원했지만,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일도 있었다.
이적료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래시퍼드의 이적료는 약 4000만 파운드(약 743억원)로 하향 조정된 상태지만, 리버풀이 라이벌 구단에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리버풀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이미 플로리안 비르츠, 제레미 프림퐁, 밀로시 케르케즈, 조르지 마마르다슈빌리 등의 영입으로 큰 지출을 감수한 상황이며, 다윈 누녜스와 하비 엘리엇, 루이스 디아스 등의 매각을 통해 일부 재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래시퍼드의 리버풀행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가상 시나리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금기시 되는 라이벌 구단 간의 이적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이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초대형 사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