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술의 상식
주변을 둘러보면 콜레스테롤 때문에 걱정하는 분이 많다. 콜레스테롤은 한동안 우리나라 사람의 공공의 적 1호에 해당할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는데, 사실 콜레스테롤은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사람이 죽는다. 우리 몸에는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 스테로이드호르몬 등 다양한 종류의 호르몬이 필요한데, 이 호르몬이 다 콜레스테롤로 만들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세포와 지단백질 등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적정한 수준의 콜레스테롤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현대인이 겪는 문제는 대부분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높아서 발생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들을 같이 섭취해야 한다. 딸기, 양파, 견과류, 강황, 생선 기름 등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주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약을 사용하는 것은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식물로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수치가 높으면 약을 먹어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고 심장병 발병률도 줄여주는 음식물 중에 술과 물이 늘 포함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식습관은 식사할 때 포도주 한두 잔을 곁들여 마시는 건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고 해서, 프랑스 사람들이 지방 함량이 높은 식단을 유지하는데 상대적으로 심장병에 덜 걸리는 주요 원인이 매일 적포도주를 마시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와인이 건강에 어떻게 좋은가에 대한 연구가 정말 많다. 심장병은 물론, 암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간에도 좋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등 긍정적인 기능이 참 많다.
적포도주에는 1천여 가지 성분이 들어 있는데, 건강보조제로도 먹는 항산화제 역시 다량 포함돼있다.
와인에 대해서 논하자면 이야깃거리가 몹시도 많은데 문제는 값이 비싸다. 필자는 그동안 와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와인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좋은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와인 값이 비싸서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는 몰매 맞기 딱 좋다는 것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나 마시는 건데 그걸 어떻게 자주 마시느냐는 푸념을 듣기 좋다.
와인을 돈으로 생각하지 말고 건강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자는 거다.
와인은 부자나 특권층만 마시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있어 전 세계에서 세금을 가장 높이 매기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래서 와인을 수입할 때 와인 수입가의 70퍼센트를 세금으로 매긴다.
그러니까 가격이 엄청나게 뛴다. 희한한 점이 또 있는데, 와인을 수입한 사람은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놨다. 따라서 수입 와인은 반드시 도소매상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값이 몇 배가 더 뛰게 된다.
자연히 소비자들에게는 비싼 가격으로 되돌아온다. 와인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 정부도 이제 와인을 사치품이 아닌 국민 건강식품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바꿔야 한다.
오늘 저녁에는 다들 와인 한 잔씩 앞에 두고 건배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건배사를 거창하게 하는데, 그 어떤 건배사보다 프랑스 사람이 쓰는 이 건배사가 최고의 건배사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건배합니다."
◇ 술이 약이 될 수도 있다?
술은 중독성 물질이기는 하지만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기호식품이면서 때때로 약이 되기도 한다. 약이 된다는 건 약리작용으로 인해 좋은 효과가 있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술 또한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애주가인데, 술에 대한 기본 상식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이렇다 할 고유의 술 문화가 없어 이런 것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술은 크게 증류주와 발효주로 나뉜다. 증류주는 일반적으로 도수가 높은 술을 말한다. 1차 발효된 양조주를 다시 증류해 도수를 높여 만든다.
발효주는 곡류를 발효한 술로 대개 알코올 함량이 15도 이하인 것을 말한다.
특히 중국에 술의 종류가 무척 많다. 중국에서는 술을 백주, 황주, 약주, 과주, 비주로 분류해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중국의 명주로 우량예(쓰촨성), 루저우라오 자오(쓰촨성), 훙화랑(쓰촨성), 젠난춘(쓰촨성), 수이징팡(쓰촨성), 멍즈란(장쑤성), 마오타이(구이저우성) 등이 있다.
산지가 대부분 쓰촨성과 구이저우성인데 그 이유는 바로 인접해 있는 두 성 사이에 좋은 강이 하나 흐르기 때문이다. 그 강물이 술맛을 결정하기 때문에 거기서 대부분의 명주가 나온다.
중국술을 꺼리는 사람은 대부분 가짜 술에 속을까 염려돼 그런 것 같다. 필자가 가짜 술을 피하기 위해 쓰는 방법은 중국술 중에 대만산을 마시는 것이다. 대만산 술 중 금문 고량주라는 술이 유명한데 알코올 함량이 무려 58도다.
이걸 마시면 술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술은 숙취가 전혀 없이 깨끗하다.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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