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전반기 막판 안방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등판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불펜 붕괴에 발목을 잡혔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5-8로 졌다. 지난 6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5-2로 꺾고 연패를 끊었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홍민기가 5이닝 3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평균구속 150km/h를 찍은 패스트볼을 앞세워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4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여 있었던 롯데 타선도 5회말 침묵을 깼다. 무사 2루에서 한태양의 1타점 2루타, 1사 2루에서 박찬형의 1타점 3루타와 빅터 레이예스의 2점 홈런이 연이어 터지면서 순식간에 4-1의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6회초부터 불펜을 가동, 굳히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강현이 6회초 2사 2루에서 양의지에게 1타점 적시타, 7회초 1사 후 오명진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4-3으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롯데는 일단 정철원이 7회초 1사 2루 동점 위기에서 추재현, 대타 김민석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종료, 한숨을 돌렸다. 7회말 2사 1, 2루에서 전준우의 내야 땅볼 때 두산 유격수 박계범의 실책으로 추가점을 얻으면서 5-3으로 도망간 것도 호재였다.

그러나 롯데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8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구승민이 선두타자 정수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게 시작이었다. 롯데 벤치는 투수를 좌완 김진욱으로 교체, 두산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승부를 맡겼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롯데는 김진욱이 케이브에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리드가 사라졌다. 다시 투수를 김상수로 교체했지만 김상수까지 1사 후 김재환에 안타, 박준순에 2루타를 맞고 2, 3루 위기에 몰렸다.

롯데 벤치는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한 오명진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박계범과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김상수가 박계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5-7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롯데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좌완 송재영까지 케이브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점점 더 수세에 몰렸다. 5-8로 뒤진 가운데 맞이한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는 선두타자 한태양의 좌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무사 2루 기회를 잡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에게 연속 세 개의 아웃 카운트를 헌납하고 무릎을 꿇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8회초 수비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7회초 정철원이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책임진 뒤 8회초 최준용, 9회초 김원중의 등판이 유력했지만, 어떤 일인지 최준용은 불펜에서 뒤늦게 몸을 풀었다.  

롯데 불펜 운영이 꼬인 건 김원중이 이날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던 몸 상태였던 게 컸다. 김원중은 지난 6일 광주 KIA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뒤 이튿날 오른쪽 어깨에 이상을 호소, 정밀 검진을 진행했다.

김원중은 다행히 병원 검진에서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롯데 구단은 "김원중의 오른쪽 어깨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단순 통증으로 금일 경기에서는 게임조에서 빠졌다"라고 설명했다.

김원중은 2025시즌 36경기 38⅓이닝 3승1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64로 리그 최정상급 클로저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부상이 아닌 건 다행이지만 김원중의 결장이 가져온 나비효과가 엄청났다. 

만약이란 없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8회초 최준용, 9회초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쓰라린 역전패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