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8도까지 치솟은 대구 폭염…도로 위 환경공무직, 더위와의 전쟁
연합뉴스
입력 2025-07-07 15:20:42 수정 2025-07-07 15:20:42
뙤약볕에 아스팔트 극한 열기 내뿜어…"땀띠가 나면 여름 왔구나 체감"
"큰 물병에 물·음료 하루 3∼4번 채워 마셔"…대구·경북 전역 연일 폭염특보


모자 대신 스카프라도[촬영 황수빈]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환경공무직 일을 시작하고 난 뒤부터는 땀띠가 나면 '아 여름이 왔구나' 체감하고 있습니다."

7일 오전 11시께, 대구 북구 침산동 일대.

아직 정오를 한 시간 앞둔 때였지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더웠다.

외출을 나온 시민들은 더위를 조금이나마 피하기 위해 양산을 들고 있거나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뙤약볕에 데워진 아스팔트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도로에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설치된 클린로드에서 물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지만 역부족이었다.

청소하는 김건이(33)씨[촬영 황수빈]

이날 만난 북구 소속 환경공무직 김건이(33)씨는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아파트 일대 도로를 다니며 청소하고 있었다.

그는 긴팔·긴바지를 입고 모자, 마스크, 장갑을 갖춰 온몸을 가렸다.

김씨는 "하루 종일 밖에 있다 보면 먼지 때문에 피부가 벌겋게 올라온다. 더워도 어쩔 수 없다"며 쓰고 있던 보호안경도 보여줬다.

이어 "오늘 오전에는 저기 아파트 도로 끝부분까지 청소를 마쳐야 한다"고 손으로 가리키며 청소 수레를 끌었다.

인도에는 가로수 아래 그늘이 있어 청소하기가 그나마 나아 보였다.

하지만 가로수가 없는 인도나 차도 가장자리는 땡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청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음료 마시는 김건이(33)씨[촬영 황수빈]

김씨는 빗자루질하며 여기저기 쓸다가 이따금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잠깐 숨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미지근해진 이온 음료를 조끼에서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김씨는 "여름에는 보통 800㎖짜리 물병에 시원한 물이나 음료를 담아서 마시는데 금새 마시기 때문에 하루에 3∼4번 새로 채운다"며 빈 음료 용기를 보였다.

그러면서 "여름만 되면 땀띠를 달고 산다"며 "땀띠가 보통 등이나 허벅지 안쪽에 많이 난다"고 했다.

정자 아래 시민들[촬영 황수빈]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최고기온은 오후 2시를 기준으로 37.3도였다.

대구 지역 내 가장 더웠던 곳은 동구(신암) 38.4도, 북구 38.2도 순이었다.

경북은 안동(길안) 38.7도, 의성(옥산)·영천(신녕)·경산 37.7도, 구미 37.2도를 기록했다.

대구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기온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대구와 경북 전 지역은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올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전날까지 대구는 41명, 경북은 113명이었다. 사망자는 경북에만 1명 있었다.

경북 지역 가축 피해는 닭 1만5천618마리, 돼지 880마리가 폐사했다.

hsb@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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