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디오고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전 세계 축구계는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리버풀은 한 명의 선수이자 동료를 넘어서,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던 인물을 잃었다.
하지만 조타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동료 루이스 디아스의 장례식 불참과 이후 행보가 리버풀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타의 고향인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6일(한국시간) 열린 조타 형제의 장례식에는 리버풀 현역 선수단 대부분과 함께 조던 헨더슨, 제임스 밀너, 파비뉴, 티아고 알칸타라, 퀴빈 켈러허 등 구단의 전현직 구성원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조타의 가족, 포르투갈 축구계 인사, 팬들도 함께해 깊은 추모의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조타의 현 동료 디아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스페인 '마르카'는 7일 보도에서 "디아스는 조타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콜롬비아에서 스폰서 계약과 인플루언서 관련 행사 참석 등 일정으로 인해 리버풀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아스가 조타의 장례식 대신 참석한 파티는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열린 '코파 크레아도레스 데 콘텐도'라는 이름의 행사로, 라틴아메리카 인플루언서들이 모이는 친선 토너먼트 형식의 스포츠 이벤트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디아스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동생 로저 디아스를 응원하고,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행사 중 촬영된 영상에서 디아스가 미소를 띠고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포르투갈에선 수많은 이들이 조타와 그의 동생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에, 디아스의 행동은 '부조화'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마르카'는 이를 두고 "리버풀 전체가 조타를 추모하는 가운데, 디아스는 콜롬비아에서 거대한 웃음을 지으며 춤을 추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팬들은 이 모습을 두고 이중적인 태도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팬들은 SNS를 통해 "그가 조타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다면, 웃고 춤추는 모습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디아스가 조타의 죽음에 대해 아예 함구한 것은 아니다.
디아스는 장례식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조타를 추모하는 장문의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영혼이 아프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위대한 인물이었던 그.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제스처를 해줬던 사람. 그의 가족과 세 자녀에게 위로를 보낸다. 디오구와 안드레, 평안히 쉬길 바란다"고 적었다.
'리버풀 에코'에 따르면 디아스는 장례식 대신 참석한 해당 파티에서도 콜롬비아 방송 '윈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침에 조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라며 "그는 리버풀에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였고, 우리는 함께 건강한 경쟁을 하며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조타는 나의 리버풀 생활을 이끌어준 존재였고, 나의 가족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한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선수는 디아스만은 아니었다.
모하메드 살라, 알리송 베케르,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등도 모종의 이유로 불참했지만, 이들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반면 디아스는 '축제성 행사'에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보인 태도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싸늘하다. SNS에서는 "눈물을 흘렸다면서 바로 다음날 파티에서 웃는 게 가능한가?", "조타가 납치된 아버지를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는 잊은 것인가"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댓글이 언급한 사건은 2023년 10월, 디아스의 아버지가 콜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됐을 당시, 조타가 득점 후 디아스의 이름이 적힌 셔츠를 들어 올리며 보여준 연대와 응원의 메시지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장면이다.
'리버풀에코'는 이에 대해 "조타는 그날 콜롬비아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지만, 디아스는 오늘 리버풀 팬들의 마음을 잃었다"고 평했다.
이후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의 유력기자 페르난도 폴로는 "디아스는 이미 행사 계약이 체결돼 있었고, 불참 시 위약금을 물어야 할 상황이었다"며 "또한 복수의 항공편 연결이 필요한 만큼, 곤도마르 장례식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도 물리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디아스의 장례식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매체 또한 "디아스가 조타와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리버풀 구단이나 팬들에게 좀 더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어야 했다. 그의 침묵과 행동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디아스 자신의 단순한 이미지 타격을 넘어, 리버풀 선수단 내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팀 내 동료들과의 관계, 팬들과의 신뢰 회복 여부는 디아스가 다가오는 시즌에서 감당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디아스는 바르셀로나와 링크가 짙다.
이번 논란이 그의 이적 및 리버풀 내 입지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여론 악화가 지속된다면, 이적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타가 생전에 디아스에게 베푼 우정과 의리를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만큼, 디아스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다.
사진=연합뉴스 /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