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팬들이 알던 '미러클 두산'이 중요한 시기네 나왔다.
두산 베어스가 '천재 유격수' 김재호 은퇴 경기를 짜릿한 대역전극으로 마무리했다. 김재호와 함께했던 왕조 시절 주역들이 해결사로 나서 더 뜻깊은 하루였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이끄는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전을 치러 8-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주말 위닝시리즈 달성과 함께 시즌 34승48패3무로 리그 9위를 유지했다.
이날 두산은 이유찬(3루수)~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김재호(유격수)~오명진(2루수)~강승호(1루수)~추재현(좌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김재호는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로 선발 유격수 자리에 나섰다.
김재호는 1회초 수비에 나서 2아웃 뒤 박준순과 교체됐다. 김재호는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박준순에게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 입혀주는 그림을 연출했다. 김재호는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팀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한 뒤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이날 두산은 경기 초반 흐름이 잘 풀리지 않았다. 두산은 1회말 케이브의 선취 타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두산은 선발 투수 최승용이 3회초와 4회초 각각 2실점 허용으로 1-4까지 끌려갔다.
두산은 2-5로 뒤진 6회말 양의지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에 돌입했다. 그리고 두산은 8회말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두산은 8회말 정수빈의 볼넷과 케이브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양의지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추격한 두산은 후속타자 김재환의 짜릿한 역전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재환은 바뀐 투수 주권의 2구째 144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두산은 상대 포구 실책과 오명진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무사 1, 3루 기회에서 강승호의 병살타로 추가 득점을 얻었다.
두산은 9회초 마운드에 마무리 투수 김택연을 올렸다. 3연투에 나선 김택연은 장성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김택연은 이어진 2사 1, 3루 위기에서 추가 실점 없이 시즌 14세이브 달성과 함께 팀 승리를 지켰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경기 뒤 "천재 유격수의 기운이 우리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것 같다. 경기 후반까지 누구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선배의 은퇴식날 역전승을 거둔만큼 오늘은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김재환이 김재환다운 스윙으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텐데 이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불펜들도 모두 수고 많았다. 박신지,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 등이 팀을 위해 값진 투구를 해줬다"라고 기뻐했다.
이날 경기 승리는 과거 왕조 시절 주역이었던 양의지와 김재환의 결정적인 활약으로 이끌었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2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린 양의지는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은 (김)재호 형의 은퇴식이 있는 날이라 선수단 모두가 평소보다 더 똘똘 뭉쳤다"며 "경기 중반까지 쉽지 않은 흐름이었는데 뒤집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 그 과정에서 추격하는 홈런과 적시타로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다. '선수 김재호'를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어 양의지는 "이제 전반기 3경기 남았다. 전반기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전반기 3경기, 또 남은 후반기에도 오늘같이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8회말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때린 김재환도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할 상황이었는데 실투가 들어와 운이 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 최근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기에 맞는 순간 담장에 맞을까 싶어서 홈런이 됐으면 좋겠단 바람이 컸다"라며 "우리 (김)재호 형의 마지막 경기라 더 다행이었다. 재호 형이랑은 좋은 기억과 슬픈 기억도 다 너무 많아서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는데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