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 상징이자 10년을 헌신한 손흥민이 팀을 떠나 북미로 향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복수의 영국 현지 매체와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강호 로스앤젤레스(LA) FC가 손흥민 측과 직접 접촉해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적은 여전히 선수 본인의 결정에 달려 있으나, 토트넘 구단과 새 감독 토마스 프랑크 역시 이적에 열려 있는 상황이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3일(한국시간) "LA FC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과 여름 이적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LA FC는 전 토트넘 수문장 위고 요리스에 이어 또 다른 상징적인 존재였던 손흥민까지 영입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LA FC는 이미 지정선수 슬롯을 비워둔 상태로, 손흥민 영입을 위한 연봉 책정과 이적료 협상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MLS의 지정선수 제도는 구단당 최대 세 명까지 연봉 상한선을 초과해 영입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LAFC는 기존 지정전수에 해당하던 올리비에 지루가 지난달 릴 OSC로 이적하면서 슬롯이 비어 있는 상태다.
LA FC는 현재 프랑스 출신 골잡이 데니스 부앙가를 유일한 지정선수로 보유하고 있으며, 손흥민을 두 번째로 명단에 추가하려는 계획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주급 약 19만 파운드(약 3억 5000만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계약상 1년 연장 옵션을 올 1월 발동해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따라서 LA FC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선 상당한 이적료를 지불해야 하며, 이는 지정선수 슬롯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고액 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 FC는 구단의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손흥민 영입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TBR 풋볼'은 "프랑크 감독은 손흥민을 판매할 의향이 있으며, 구단도 선수가 원한다면 이적을 허용할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손흥민 본인이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오는 주 중 프리시즌 훈련을 위해 토트넘에 복귀할 예정이며, 프랑크 감독과 직접 면담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은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프랑크 감독이 우선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인물"이라며 "두 사람 모두 구단 내에서의 미래가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프리시즌 이후에도 토트넘에 남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이적설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결승 우승 이후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2008년 리그컵 이후 토트넘의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으로 이름을 남겼고, 그로 인해 레전드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의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21개의 공격 포인트(7골 14도움)를 기록했지만, 폭발력과 결정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프랑크 감독의 빠른 템포 시스템에서 예전의 역동성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전해지고 있는 상황 속, 프랑크 감독은 최근 손흥민에게 주전 보장을 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문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는 최근 "손흥민이 잔류하더라도 출전 시간이 줄어들 수 있으며, 반대로 이적을 원한다면 구단은 이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손흥민의 미국행은 경기력 유지, 은퇴 후 활동, 북미 시장 내 인지도, 안정적인 삶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현재 MLS에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세계적 스타들이 몰려있고, 리그 전체가 글로벌화된 상황이다.
한편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이적시장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대체 자원으로 아탈란타의 아데몰라 루크먼과 웨스트햄의 모하메드 쿠두스를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양쪽 윙과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일단 손흥민의 이적 여부는 8월 초 한국 투어 이후 본격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오는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맞붙고, 8일에는 뮌헨과의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손흥민은 이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와 있다.
토트넘에서 레전드로 남아 마지막 시즌을 치를 것인지, 아니면 LAFC로 이적해 북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인지. 곧 단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DB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