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출범 10주년 맞아 공개…'터' 기반 여백·열린공간 지향
사운드룸에서 음악 들으며 다이닝 즐겨…"브랜드 정체성 알린다"
사운드룸에서 음악 들으며 다이닝 즐겨…"브랜드 정체성 알린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5층 제네시스 라운지.
라운지 입구에 들어서자 위스키를 가득 채운 선반 위 통창 너머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왔다.
위스키바를 지나 마주한 오픈 다이닝 홀은 베이지색 벽 앞으로 과하지 않으나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가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호텔 라운지보다는 집 거실 같다는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이어진 프라이빗 다이닝룸과 사운드 룸의 통창에는 신라호텔 정문과 영빈관, 그 뒤 남산 풍경이 마치 파노라믹 뷰처럼 펼쳐졌다.
특히 사운드룸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아늑한 느낌을 더욱 키웠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가 지난 2023년 서울 신라호텔에 문을 연 제네시스 라운지를 국내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날 직접 기자들을 맞은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국 럭셔리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제네시스는 한국적 아름다움이라는 오리지널리티에 기반하고 있다"며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눈과 귀, 입, 코, 손 등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 제네시스 라운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네시스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저희 방식으로 해석한 한국적 감성과 글로벌 럭셔리의 조화를 이곳에 담고자 했다"면서 "한국 최고의 호텔과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만남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 걸맞게 제네시스 라운지는 한국 건축 개념인 '터'에 기반한 여백과 열린 공간을 구현했다. 여기에다 서로 정을 나누는 한국 고유의 '환대 문화'를 접목했다.
이를 위해 빛의 반사, 투과, 흡수를 고려한 화강석, 철제, 아크릴, 흙 등의 자재를 꾸밈에 사용했고, 이능호 작가의 도자 작품을 곳곳에 배치했다.
여백과 열린 공간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은 사운드 룸이었다.
이날 크지 않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가요, 재즈, 클래식 등 음악은 통창 너머 풍경과 잘 어우러졌다.
공개 행사에서는 한국 전통 조각보의 문양과 색감을 모티브로 제작한 설희경 작가의 테이블에 앉아 제네시스 철학 '디스팅틀리 코리아(Distinctly Korean)'에 맞춘 식사도 경험할 수 있었다.
여름 채소 만두와 단새우 월과채, 장어전병, 누룩 숙성 한우 안창살 구이 등 한국 보양 음식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제공됐다.
송 부사장은 제네시스 출범 10주년을 맞아 지역 공략 전략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떠오르는 20·30세대의 감성에 어떻게 공감하고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결국 마케팅보다 강력한 것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관세 문제에 직면한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할인 경쟁이나 대량 판매 중심의 전략보다 좋은 디자인의 차량을 제한된 물량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취했다"며 "수요 대비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지킨 것인데 현대차와 다른 방식이지만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문화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유럽 시장 공략은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초기 유럽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 고객은 차량의 디자인, 성능, 가격 등 차 자체의 요소를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유럽 고객은 여기에 더해 차가 자신들의 문화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즉 브랜드와의 감성적 연결까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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