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더니, 때이른 폭염에 전국 몸살…사람도 가축도 힘들다
연합뉴스
입력 2025-07-02 17:14:48 수정 2025-07-02 17:18:33
산업 현장 안전관리 비상…축산농가·농민 힘겨운 여름나기 사투
취약계층 중심 온열질환자 급증…전국 지자체, 대책 마련 분주


폭염, 수분 보충은 필수(고령=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무더위가 계속되며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2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의 한 밭에서 파 모종을 심던 농민이 얼음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2 psik@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때 이른 무더위가 연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장마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폭염이 계속되면서 산업 현장은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축산농가와 농민들도 지난해보다 이르게 시작된 '힘겨운 여름나기'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한증막 더위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면서 전국 각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낮 기온이 섭씨 36도를 넘어선 2일, 대구 중구 한 건설 현장.

내리쬐는 햇볕으로 공사장 터는 펄펄 끓어오르며 열기를 내뿜었다.

잠시 서 있기도 힘든 무더위 속에서도 안전모와 두꺼운 안전화, 작업복 등을 착용한 채 터파기 등 일을 하는 작업자들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서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수건으로 연신 닦아내고 있었다.

불에 달군 듯한 얼굴과 팔에 얼음물을 문지르며 열기를 식히거나 땡볕을 피해 그늘진 곳에서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작업자들도 보였다.

웃옷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한 작업자는 "출근하고 1시간 뒤면 옷이 다 땀에 젖는다. 이 시기에 원래 이 정도로 덥지는 않았던 것 같은 데 갈수록 더위가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무더위에 가시지 않는 갈증(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엿새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2일 광주 서구금호동 한 공사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더위를 달래기 위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7.2 in@yna.co.kr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경기도 일부와 강원 동해안·산지, 남부지방, 제주도 동부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올랐다.

제주도 동부 구좌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은 무더운 날씨로 매일 낮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대전은 이날 오후 1시 51분 기준으로 34.2도를 기록했고, 아산은 낮 12시 52분 34.4도로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을 달구고 있는 폭염은 야간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탓에 전국 곳곳에서는 수일째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지속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1일 밤사이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번 열대야는 1914년 이후 111년 만에 가장 이른 것으로 기록됐다. 또 지난해(7월 20일)보다는 19일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밤사이 수은주가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동해안과 접한 강릉에서는 사흘째, 삼척, 양양, 동해, 속초, 고성은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지며 시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온 만큼,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470명이다. 또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이달 들어서도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계속되는 탓에 온열질환 관련 신고는 전국에서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

이날 정오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상가동에서는 노상을 걷던 60대 남성 A씨가 온열질환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경기도 오산시 원동에서도 50대 여성 B씨가 실내에서 작업을 하다가 더위로 인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일 사람 체온을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취약계층이 몰려있는 쪽방촌에서는 주민들이 매일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 광주시 동구 대인동 한 쪽방촌에서 만난 강성문(76) 씨는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채 힘겹게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올랐지만, 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습하고 무거운 공기가 2평 남짓한 공간을 짓누르고 있었다.

형광등을 끄고 선풍기를 틀어도 방 안 열기가 식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자 강 씨의 콧등과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강씨는 "밤엔 모기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는데 그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며 "에어컨이 있는 방으로 옮기고 싶어도 월세가 5만 원 더 비싸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텐 냉방도 사치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 농민, 축산농가 등도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시름 하기는 마찬가지다.

충남 천안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한효동(69)씨는 "한여름 대낮에는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는데, 올해는 벌써 더워서 정말 걱정이다"며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해야 하는 오이 수확은 그나마 덜 더울 때 하려고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전남 함평군 한 한우 축사에서는 내리쬐는 햇빛과 통풍이 어려운 축사 시설로 축사 안 수은주가 32도로 가파르게 치솟자 일부 소가 기진맥진하며 맥없이 주저앉기도 했다.

열대야 계속(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무더위에 열대야까지 겹친 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달빛무지개분수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1 hwayoung7@yna.co.kr

이처럼 폭염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전국 각 지자체는 피해에 특히 취약한 노숙인 등을 비롯해 농민 등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인천시는 7∼8월을 집중 보호 기간으로 정해 노숙인 거점지역 순찰을 확대하고 무더위 쉼터 개방·냉방 물품 보급 등에도 나선다.

대전시도 노숙인 일시 보호센터 등 무더위쉼터를 마련하고 인도에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폭염 피해 저감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폭염에 대응해 취약계층 건강관리 전담 인력을 운영한다.

이밖에 충남 부여군은 전국 최초로 야외 농업근로자를 위한 폭염 쉼터를 조성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상청에서 폭염특보를 내리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폭염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폭염에 철저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도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지난 1일부터 보양식과 빙과류를 제공하며 직원들의 더위 나기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공장은 하루 3만5천개 정도의 빙과류를 부서별 냉장실에 채워놓는다.

HD현대중공업은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 작업 시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부여되는 휴식 시간(10분)을 기존 대비 두 배(20분)로 늘린다.

또 이동식 버스 휴게시설 4대가 점심시간과 오후 휴식 시간에 현장 곳곳을 순회하며 근로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강수환 강태현 김도윤 김솔 김상연 나보배 장지현 정종호 전지혜 천정인 차근호 최수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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