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손흥민의 대체자 후보로 거론되며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토트넘 홋스퍼와 연결됐던 앙투안 세메뇨가 본머스와 새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본머스의 돌풍을 이끈 주역이었던 세메뇨는 본머스와 5년짜리 장기 재계약을 맺으면서 현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에 이어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 중인 본머스는 많은 관심을 받았던 팀의 핵심 선수인 세메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본머스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세메뇨와의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AFC 본머스는 앙투안 세메뇨가 구단과 2030년 여름까지 유효한 새로운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메뇨와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또 "25세의 가나 국가대표 선수는 2023년 1월 브리스톨 시티에서 이적한 이후 바이탈리티 스타디움(본머스의 홈구장)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면서 "세메뇨는 2024-25시즌 모든 대회에서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구단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56점)을 달성하고 공동 최고 순위(9위)를 달성했다"며 지난 시즌 본머스가 좋은 성적을 거둔 데에는 세메뇨의 활약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본머스의 티아구 핀투 단장은 구단을 통해 "앙투안(세메뇨)은 구단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바이탈리티 스타디움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라며 "우리는 앙투안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록적인 시즌을 앞두고 그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그가 구단을 위해 보여준 헌신은 우리의 목표와 일치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메뇨는 "나는 본머스에 있는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많이 성장했다. 프리시즌에 복귀하기 전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어 기쁘다"며 "팬, 스태프, 그리고 팀 동료들까지 구단 구성원들을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할 정도다. 여기는 정말 좋은 곳이고, 새 시즌을 앞두고 본머스로 돌아가 훈련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가나 출신 2000년생 측면 공격수 세메뇨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브리스톨 시티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은 뒤 지난 2022-23시즌이 진행 중이었던 2023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본머스에 합류하며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이미 2022년 가나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데뷔전까지 치르며 대표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세메뇨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도 가나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이냐키 윌리엄스, 조르당 아이유, 모하메드 쿠두스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에 밀려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지만,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것 자체가 그가 대표팀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라는 방증이었다.
세메뇨는 본머스에서 보내는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3-24시즌부터 본머스의 주전 선수로 뛰며 프리미어리그 33경기를 포함해 36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팀의 핵심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42경기(리그 37경기)에 출전해 13골 6도움(리그 11골 5도움)을 올려 커리어 하이를 달성,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주목받는 윙어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세메뇨가 본머스에서 남긴 기록은 89경기 22골 10도움이다.
준수한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진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세메뇨는 드리블과 슈팅 스킬이 모두 좋은 선수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마무리 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수로서 자질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

자연스럽게 타 구단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시즌을 통해 손흥민의 기량이 꺾였고, 몸상태도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토트넘이 세메뇨에게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던 토트넘은 세메뇨를 영입 리스트에 포함시켰고, 현지 언론들은 공격 재능이 뛰어난 세메뇨가 손흥민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며 세메뇨의 토트넘 이적설을 긍정적으로 여겼다.
토트넘 외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심지어 측면 공격수를 찾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까지 세메뇨의 차기 행선지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본머스는 세메뇨를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
본머스는 세메뇨의 이적료로 6500만 파운드(약 1216억원)를 책정하며 높은 이적료가 아니라면 세메뇨를 팔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본머스가 높은 가격을 책정한 이후 몇몇 팀들은 세메뇨 영입을 포기했고, 본머스는 계약 기간이 남은 세메뇨에게 장기 재계약을 제안해 선수 챙기기에 나섰다.

세메뇨의 기존 계약은 2027년에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2년이나 남은 상태였지만, 본머스는 그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하며 2030년까지 세메뇨를 팀에 묶었다. 이는 그만큼 본머스가 세메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메뇨가 본머스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토트넘은 손흥민 대체자 물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토트넘은 세메뇨 외에도 브렌트퍼드의 브라이언 음뵈모와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음뵈모는 토트넘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최근에는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이 에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험난한 영입 경쟁이 예고된 상태다.
사진=본머스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