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아니라지만 '야장'엔 불청객…올해도 러브버그에 몸살
연합뉴스
입력 2025-06-30 17:21:56 수정 2025-06-30 17:21:56
야외 테이블에 러브버그 출몰…'손님·매출 줄어들라' 상인들 울상


을지로의 한 식당 창문에 붙은 러브버그 한쌍[촬영 김준태]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김준태 기자 = 올여름도 어김없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떼가 서울 곳곳에 출몰하면서 야외 테이블을 차려둔 식당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맥주골목에서도 짝을 이룬 채 날아다니는 러브버그들이 눈에 띄었다.

러브버그는 비록 해충은 아니지만 떼로 날아다니는 모습 탓에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골목에서 저녁 영업준비를 하는 윤모(49)는 "올해는 3주가량 전부터 러브버그가 엄청나게 눈에 띄었다"며 "밤에 불을 켜고 영업하면 불빛 아래서 더 많이 보이는데 그러다 손님들 음식이나 맥주에 벌레가 들어가면 결국 가게 책임이 아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른바 '야장'의 메카, 포장마차가 즐비한 종로3가역 인근 골목에서도 러브버그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테이블을 행주로 훔치며 장사 준비에 한창이던 A(56)씨는 "아직 러브버그가 장사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점차 출몰 영역이 넓어진다는 이야기에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초여름 날씨를 즐기며 식당이나 카페의 야외 테이블을 이용하려는 손님들은 러브버그 출몰에 '낭만'을 포기하기도 한다.

을지로3가 맥주골목에 펼쳐진 야외 테이블[촬영 김준태]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고모(31) 씨는 "지난 주말에 양재천 인근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러브버그가 달려들어 급히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며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바깥 날씨를 즐기고 싶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고 하소연했다.

매출에도 타격이 생길까 우려하는 상인들은 지자체의 방역이 강화되길 기대했다.

윤씨는 "아직 가게 근처에서 방역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구에서 방역에 힘써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에선 러브버그와 관련해 1천500∼1천60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하지만 러브버그가 익충으로 분류되는 데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방역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25개 구에서 살수 위주로 친환경 방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올해는 시범 사업으로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러브버그 개체수 조절을 위한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bo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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