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김기동 나가!", "역사를 써내려가 기성용"
FC서울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최근 기성용의 포항 스틸러스 이적으로 분노한 서울 팬들이 29일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김기동 감독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더불어 서울 팬들은 서울에서 은퇴하지 못하고 커리어 막바지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된 구단의 레전드 기성용의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며 기성용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날 기성용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서울 구단은 지난 25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기성용과 계약을 해지한다고 알렸다. 구단은 향후 기성용이 은퇴를 결심할 때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줄 것, 그리고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할 때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기성용은 곧 포항과 사인할 예정이다.
2006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데뷔한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은 그동안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 시티(웨일스),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RCD 마요르카(스페인)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다시 서울로 돌아와 꾸준히 서울에서 활약했다. 국가대표로 110경기를 소화하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기성용은 한국 축구 역사에도 남을 미드필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이징 커브로 인한 기량 저하를 겪었고, 서울 김기동 감독이 황도윤, 류재문, 이승모, 그리고 풀백 자원인 최준을 3선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에는 회복에 집중하느라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생각했으나, 김 감독으로부터 팀 계획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고 은퇴를 고려하다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마침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의 이야기를 듣고 구단에 기성용 영입을 요청했고, 그렇게 기성용은 포항으로 향하게 됐다.
그간 박주영, 이청용, 오스마르, 고요한 등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들이 허무하게 마지막을 맞이한 것을 본 팬들은 이번 사태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서울의 훈련장에는 근조화환이 등장했고, 서울 모기업 GS그룹 본사 앞에서는 트럭시위가 펼쳐졌다. 경기 당일 북측광장에서는 장례식 퍼포먼스가 열리기도 했다.
팬들의 분노는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서울 장내 아나운서가 김기동 감독을 소개하자 야유를 퍼붓기 시작한 팬들은 서울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는 때에 맞춰 김기동 감독과 여은주 GS스포츠 대표이사, 그리고 서울 공식 서포터즈인 수호신을 비판하는 걸개를 들어올렸다. 팬들은 김기동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면서 기성용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은 시즌 7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좋은 성적을 통해 팬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