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투수로서도 한 단계 더 진화한다.
LA 다저스 이도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데뷔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도 한 차례 맞붙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 4번 타자 비니 파스콴티노 타석에서 나온 기록이라 더 주목받았다.
오타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2025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캔자스시티전에 선발 투수 겸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다저스 입단 첫 시즌 팔꿈치 수술 재활로 투수가 아닌 타자로만 경기에 전념했다. 오타니는 2025시즌 투수와 타자 겸업을 다시 준비했다. 차근차근 팔 상태를 끌어 올린 오타니는 지난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투수 복귀전을 치러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워싱턴 내셔널리스전(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에서 다시 1이닝을 소화한 오타니는 29일 경기 선발 등판에서 복귀 뒤 첫 멀티 이닝 소화에 나섰다.
오타니는 1회 두 타자를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후속타자 바비 휘트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볼넷 허용으로 실점 위기에 빠진 오타니는 파스콴티노를 상대해 3구째 101.7마일(시속 약 163.6km) 강속구로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했다.
오타니는 2회 탈삼진 1개를 포함한 삼자범퇴 이닝으로 올 시즌 첫 멀티 이닝 투구를 깔끔하게 마쳤다.
특히 그는 파스콴티노를 상대로 던진 101.7마일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했다.
오타니는 경기 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 전력을 다해 던지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주자가 2루에 가거나, 주자가 더 쌓이면 어떻게든 안타를 맞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앞서면서 (구속이) 올라간다. 자연스럽게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속을) 일부러 내려고 하진 않는다. 어떻게든 안타를 맞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높은 구속의 공을 던지게 된다. 지금 단계에서는 굳이 무리하게 구속을 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경기 중 선취점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오타니의 최고 구속 투구 상대가 된 파스콴티노는 공교롭게도 지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이탈리아 야구대표팀 소속으로 오타니와 상대한 적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오타니는 파스콴티노와 맞붙어 미국 진출 뒤 최고 구속인 102마일(시속 약 164.1km) 강속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 보도에 따르면 29일 경기 뒤 파스콴티노는 "오타니와는 여러 번 대결했다. 일본에서도 맞붙었다. 오타니는 나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나"라며 성을 내는 듯한 표정의 농담으로 현지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고 전해졌다.
파스콴티노는 이도류로 활약하는 오타니의 고충에 대해 공감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스콴티노는 "오타니는 정말 대단했다.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그가 다시 마운드에 서는 건 야구계에 있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타격과 어떻게 병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마운드에 늦게 올라오고, 투구를 마친 직후에는 홈플레이트에 늦게 도착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포수에게는 시간을 주지만, 투수에게는 연장 시간을 주는 규칙은 아직 없는 것 같고, 어쨌든 정말 감탄스럽다. 그가 필드에서 하는 모든 일에 정말 감동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스콴티노는 "그래서 오늘 그의 속구가 100마일 넘는 걸 본 것도 굉장한 일이다. 그가 타석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그가 왜 야구계 최고의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이유가 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다저스는 29일 캔자스시티전에서 오타니 뒤에 등판한 불펜진이 대량 실점하면서 5-9로 패했다.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선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6연승 도전에 실패한 다저스는 시즌 52승 3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