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키아프리즈' 즈음해 국립현대미술관 김창열·리움미술관 이불 개인전
청주공예비엔날레·광주디자인비엔날레·바다미술제 열려
청주공예비엔날레·광주디자인비엔날레·바다미술제 열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의 론 뮤익 개인전과 호암미술관의 겸재 정선전 등 상반기 수십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인기 전시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목할 만한 미술 전시들이 예정돼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부산 바다미술제 등 개성 있는 비엔날레들도 하반기 일정이 잡혀 있다.
◇ 50만명 바라보는 론 뮤익전·15만명 찾은 겸재 정선전
상반기 미술계의 최고 인기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호주 출신의 조각가 론 뮤익의 개인전이었다. 뮤익은 실제보다 크게 확대하거나 축소한 극사실적 인체 조각으로 유명한 조각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시기별 주요 작품 10점을 소개했다.
구상 조각으로 비교적 접근하기가 쉬운 데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 좋은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한 작품들이 많아 특히 20∼30대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4월11일 개막 이후 77일 만에 42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월 첫 주에 관객 50만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인기 전시 중 하나는 호암미술관에서 29일 막을 내리는 겸재 정선 전이었다. 국보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부터 풀과 벌레를 그린 초충도까지,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정선(1676∼1759)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정선 작품의 양대 소장처인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18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 165점을 소개한 전시는 지금까지 정선을 주제로 열린 전시 중 최대 규모다. 유명한 작품부터 그동안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정선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고 이 정도 규모의 전시를 다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호암미술관 측은 전시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15만명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여전사' 이불·'물방울 작가' 김창열 개인전…4회차 프리즈 서울
하반기 가장 큰 미술 행사는 역시 9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 서울이다. 올해로 4회차를 맞는 프리즈 서울에는 30여개국 120개 갤러리가 참여해 미술품을 전시·판매한다. 거고지언(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등 글로벌 주요 갤러리는 물론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등 국내 대표화랑이 총출동해 소속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같은 기간 코엑스에서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키아프도 함께 열린다.
하반기 주요 미술관에서는 특정 주제로 선보이는 단체전보다는 개인전이 대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1일 LG전자 후원으로 서울관에서 선보이는 'MMCA X LG OLED 시리즈'로 하반기 전시를 시작한다. 올해 33살의 추수(TZUSOO) 작가가 서울관의 개방형 전시공간인 '서울박스'에서 대규모 설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프리즈와 키아프를 함께 일컫는 이른바 '키아프리즈' 기간에 맞춰 서울관에서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개인전과 '올해의 작가상' 후보 작가들의 구작과 신작을 선보인다. 프리즈와 맞물려 해외 미술계 인사들의 방한이 집중되는 8월 말∼9월 초에 젊은 작가부터 중견 작가, 대가까지 한국의 다양한 세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취지에서 세 전시를 이 기간 동시에 진행한다.

리움미술관은 프리즈 기간인 9월 4일 이불 작가의 개인전을 시작한다. 초기 노래방 작업과 사이보그 연작, 2005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나의 거대 서사'(Mon grand recit) 연작, 입체적 회화 작품인 '퍼듀' 연작 등을 소개한다.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는 8월21일부터 프랑스 태생의 미국 작가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거대한 거미 조각 '엄마'와 '밀실 XI'(초상)' 등 리움미술관 소장품과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1940년대 초기 회화 등이 출품된다.

◇ 공예·디자인·바다…전국 곳곳에서 특화 주제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춘 비엔날레들도 여럿 열린다.
충북 청주에서는 9월4일부터 11월2일까지 공예 특화 비엔날레인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문화제조창과 청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 본전시에서는 '세상 짓기'를 주제로 17개국 110여명의 작가가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국 휘트워스 미술관, 인도 뉴델리 국립공예박물관과 함께 한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8명(팀)이 두 나라의 섬유 기법과 재료, 장인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을 선보이는 특별전도 마련한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화업을 조명하는 특별전, 71개국이 참여한 청주국제공예공모전도 함께 진행된다.

광주에서는 8월30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올해 11회째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포용 디자인'을 소개한다. 미국, 일본 등 11개국 작가 220여명과 80개 기관·단체가 참여해 세계, 삶, 모빌리티, 미래라는 관점에서 포용 디자인을 풀어낸다.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에서는 9월27일부터 11월2일까지 '2025 바다미술제'가 열린다. 바다미술제는 홀수 해마다 부산 바다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축제다. 2019년 이후 일광 해수욕장에서 열렸던 바다미술제는 6년 만에 다시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김금화, 베르나 피나, 김사라 등 3명의 공동감독이 낙동강 하구와 남해가 만나는 다대포의 지형과 생태를 기반으로 '언더커런츠(Undercurrents)-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이라는 주제를 풀어낼 예정이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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