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당 간부 행정대행에 우왕좌왕하게 돼"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은 노동당 간부들에게 행정·경제 관료들의 업무 범위를 침범하지 말고 존중하라고 주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행정대행은 무질서를 초래하는 온상' 기사에서 "행정대행은 명백히 단위에 무질서와 혼란을 가져오는 백해무익한 인자"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행정대행'이란 당 간부들이 내각 경제관료나 기업소 지배인들의 업무에 만기친람식으로 참견하며 주도하는 것을 말한다.
신문은 "(당 간부들이) 행정적인 지시도 자기가 직접 나서서 주고 행정일군들의 조직사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아무런 토의도 없이 뒤집어놓으면 아래 일군들과 종업원들은 누구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몰라 좌왕우왕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행정경제 일군들은 자연히 단위사업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지고 관조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가 나서야 모든 일이 다 잘되는 것처럼 여기는 것은 정치도덕적으로 세련되지 못하고 사업방법과 작풍이 미숙한 표현"이라며 "당 일군들은 항상 행정일군들을 존중하고 내세워주며 그들의 사업 권위를 보장해주는 데 각방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1년 초 8차 당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실행 주체로 내각을 내세운 이후 경제사령탑으로서 내각의 위상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해묵은 과제인 '당의 행정대행'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자 경제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월권하는 이들에게 노동신문을 통해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다 2023년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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