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곳곳서 복수결의모임·미술전시회 개최…노동신문 1면서 美 성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북한이 6·25 전쟁 75주년을 맞아 반미의식을 끌어올리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에 즈음해 청년학생들과 여맹일꾼(간부), 여맹원들의 복수결의모임이 24일 평양시 일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들 모임에서는 6·25 전쟁 당시 "미제가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고죄악을 고발하는 편집물"이 방영됐고, 토론자들은 "인민에게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긴 미제의 만고죄악을 준렬히 규탄"했다.
청년 토론자들은 "미제침략자들에 대한 증오심과 피의 대가를 천백배로 받아내고야말 복수심을 더욱 굳게 가다듬고 있다"며 미국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여맹원들은 "침략자들이 또다시 전쟁을 강요한다면 원한 품고 쓰러진 어머니들과 어린이들의 몫까지 합쳐 미제와 한국 쓰레기들을 천백배로 복수할 철석의 의지를 표명"했다.
농업근로자들과 농근맹원들도 전날 수산리계급교양관 교양마당에서 복수결의모임을 가졌다.
6·25 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의 '만행'을 담은 미술작품 전시회도 평양국제국제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전시회에는 조선화, 유화, 서예를 비롯한 미술작품들이 전시됐으며, 이들 작품이 "공화국을 겨냥한 무분별한 핵전쟁도발책동에 미쳐 날뛰는 미제와 한국 놈들의 죄악의 대가를 끝까지 받아내고야말 멸적의 의지"를 담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6·25가 다시금 새겨주는 철리-강해지고 또 강해져야 한다' 제하 기사 등을 실으며 반미 의식 고취에 나섰다.
신문은 "미제를 우두머리로 하는 적대 세력은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기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하늘과 땅, 바다의 그 어디서나 무모하고 광란적인 전쟁연습으로 부강조국 건설을 위한 우리 인민의 정의의 위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수들 앞에서 우리가 자기의 힘을 키우기 위한 투쟁을 순간이라도 멈춘다면 적의 총구 앞에서 조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위"라며 "결국에 가서는 이 땅우(위)에 75년 전의 6·25가 되풀이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강대함을 끝없이 키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애국"이라며 " 우리가 갈 길은 자기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하여 나라의 강대함을 더욱 억척으로 다져나가는 자력자강의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을 향한 주적관과 복수심을 일깨우는 교양관과 유적지가 연일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고 선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최대의 반미교양 거점인 황해남도 신천계급교양관에는 올해 들어 인민군 장병들과 근로자, 청소년 학생 10여만명이 참관했다.
6·25전쟁 당시 김일성 주석이 머물렀던 농가를 '사적지'로 꾸며놓은 유평혁명사적지에는 지난 10여년간 10만7천여명이 방문했다.
북한은 매년 6·25전쟁 발발 당일을 '미제 반대투쟁의 날'로 기념하며 6월 내내 정례적으로 군중집회를 진행해왔다.
북미 관계가 순풍을 탄 2018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는 군중집회를 열지 않았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2년 '강 대 강'과 '정면승부' 대외기조를 천명하며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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