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위기론 꺼낸 넥슨…"'빅 게임'으로 정면 돌파"(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6-24 14:40:20 수정 2025-06-24 14:40:20
박용현 개발 부사장, NDC 25 기조강연
"해외 시장서 성공하려면 개발·마케팅 문법 바꿔야"
이정헌 일본법인 대표 "변화 속에서도 '재미있는 게임' 기본 지켜야"


NDC 25서 강연하는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가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기조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4 jujuk@yna.co.kr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PC 라이브 게임, 모바일 게임, 패키지 게임 시장 모두 정체에 빠졌거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225570] 대표는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기조강연에서 '게임시장 위기론'을 꺼내들었다.

박 부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게임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대규모 신작을 중심으로 한 넥슨의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

[촬영 김주환]

박 부사장은 "국내 PC방 순위를 보면 2020년 이후 나온 게임은 별로 없고 출시한 지 10년 넘은 게임들 위주고, 글로벌 스팀 순위 상위권 절반 이상도 5∼10년 묵은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도 새로운 게임이 진입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틱톡이나 유튜브의 매출이 이미 게임을 뛰어넘고 있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 트리플A급 게임 개발 비용은 1조 원대에 달하고, 2천만 장 이상은 팔아야 본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기회의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은 앞으로 수년뿐이다. 우리도 개발 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해외 개발사도 한국의 강점인 라이브 서비스 경험을 쌓고 있으며, 한류 유행도 언젠간 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이를 돌파하기 위한 넥슨의 전략을 '빅 게임'으로 설명했다.

'빅 게임'은 규모와 퀄리티 양쪽 모두 글로벌 시장의 기존 강자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타이틀이다.

박 부사장은 "중국과 동유럽 회사들은 이미 승부를 시작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검은 신화: 오공'은 약 600억원의 개발비로 2천500만장 이상을 판매했고, '킹덤 컴: 딜리버전스 2'도 비슷한 개발비에 출시 첫날 275만 장을 팔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회사들에 비해 우리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넥슨과 같은 국내 대형 게임사가 기존의 게임 마케팅 방식, 제작 방식 혁신 등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등 성공적인 해외 게임 사례를 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패키지 게임들은 수년 전부터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기대감을 끌어올린다"고 언급했다.

[촬영 김주환]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게임 출시 약 두 달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하지만 신규 IP를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트레일러로 오래전부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령 게임 개발이 늦어지더라도, 경쟁작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게임의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라이브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개발 문화 도입도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대형 신작을 만들기 위한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비용이 커지고, 같은 비전을 공유하기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개발사들은 이에 게임을 여러 덩어리로 쪼개 여러 지사에서 개발하거나, 개발·아트·기획 같은 직군별 조직이 아닌 10~20명 안팎의 소규모 개발 조직이 콘텐츠 단위로 개발한다"고 덧붙였다.

NDC 25서 강연하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기조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4 jujuk@yna.co.kr

박 부사장은 "우리도 그렇게 개발하면 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에 우리가 하던 방식이 글로벌 대작 시장에선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은 앞선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의 환영사에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게임산업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형 지식재산(IP)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생성형 AI나 웹3 등 새로운 기술의 흐름이 더해지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점점 복잡·정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리 기술과 시장 환경이 달라져도 이용자는 재미있는 게임을 기억하고 다시 찾는다는 것을 여러 번 실감했다"며 "넥슨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멀티플랫폼 전략과 파트너사와의 공동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IP 중심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DC 25서 강연하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기조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4 jujuk@yna.co.kr

NDC는 2007년 시작돼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넥슨의 게임산업 지식 공유 행사다.

올해 NDC는 이달 26일까지 사흘간 넥슨 사옥 및 일대에서 열린다. 넥슨 그룹 안팎의 다양한 업계 인사들은 직접 강연자로 나서 총 10개 분야에서 49개 강연을 진행한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불 타는 댓글 🔥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